SK, 인도네시아 배터리·수소 투자 강화

SK그룹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공격적으로 진출한다. 사무소를 세우고 전기차 배터리·수소 등에 투자를 강화한다.

최규남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장은 지난 27일 닛케이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인도네시아 사무소를 만들어 기존 말레이시아, 베트남 생태계를 넘어 동남아시아에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핀테크, 소비재, 유통, 생명과학 등 기존에 투자한 부문 외에 전기차 배터리,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해 그린 부문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이다. 풍부한 자원을 토대로 전기차·배터리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투자 유치에 힘주고 있다. CATL과 테슬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내며 막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투자를 확정했다. 양사는 11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쏟아 카라왕 산업단지에 연간 1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신공장에서 생산된 NCMA 배터리는 현대차 차량에 탑재된다. 이처럼 인도네시아가 전기차·배터리 거점으로 떠오르며 SK도 현지 투자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 사장은 말레이시아 투자 현황도 공유했다. SK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최대 7억 달러(약 8420억원) 이상의 투자를 약속했었다. 그 일환으로 SK동남아투자법인이 현지 핀테크 회사 빅페이(BigPay)에 700억원을 쏟았다.

최 사장은 “말레이시아의 핀테크 회사에 대한 우리의 첫 투자”라며 빅페이의 성장성을 강조했다. 빅페이는 현재 100만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하며 올해 동남아 1~3개 이상 국가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동남아의 핀테크 리더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하며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게 최 사장의 설명이다.

SK는 빅페이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통해 말레이시아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신청했다. 최 사장은 라이선스 획득에 자신감을 표하며 “빅페이에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노하우, 핀테크 분야의 전문성을 제공해 동남아시아 핀테크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핀테크 외에 동박, 카셰어링 분야 투자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 계열사인 SKC 자회사 SK넥실리스는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시에 약 6500억원을 쏟아 연산 4만4000t 규모의 동박 공장을 짓는다. 해외 첫 생산시설로 공장이 가동되면 SK넥실리스는 약 10만t의 동박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SK㈜가 최대주주인 쏘카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이스트브리지파트너스와 말레이시아 다국적 기업 사임다비 두 곳으로부터 5500만 달러(약 660억원) 이상 모금했다. 조달 자금을 토대로 2년 내 전기차를 1000대 이상 운영하고 인도네시아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최 사장은 “카셰어링 사업은 깨어있는 젊은 세대들의 자산 경량화 추세를 기반으로 한다”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도로 위 차량 수를 줄이고 전기차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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