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세계 석유 수요, 4분기부터 반등”

정제 마진이 손익 분기점을 회복한 가운데, 주요 에너지 기구들도 잇따라 세계 석유 수요 예상치를 상향했다. 이에 정유 업황이 올해 4반기에 본격적으로 반등하면서 정유사들의 ‘본업’ 경쟁력 회복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부상하고 있다.

22일 석유 업계에 따르면, 국제 에너지 기구(IEA)는 이달 월간 석유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둔화됐던 글로벌 석유 수요가 다음 달을 기점으로 반등할 것이라 예측했다.

IEA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일부 국가들이 실시해 온 록다운 조치를 고려해 올해 3분기 석유 수요 전망을 하루 평균 20만 배럴로 내려 잡았다. 그러나 올 4분기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산되면서 주요 석유 소비 국가들의 로크 다운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바, 오는 10월에는 석유 수요가 일 평균 160만 배럴 늘어나 연말까지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021년 석유 수요는 하루 9610만 배럴로 전년 대비 520만 배럴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IEA는 내년 석유 수요 전망치를 일 9940만 배럴로 예상했다. 전월 예상치보다 10만 배럴 올려 잡은 수준이다. 아시아 및 유럽 지역의 천연 가스 가격 상승으로 발전용 원유 수요가 늘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현상은 중동을 비롯해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이며, 액화 천연 가스 대체용 석유 수요 증가량은 3분기부터 오는 2022년까지 15만~2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같은 근거로 석유 수출국 기구(OPEC)도 9월 보고서에서 석유 수요 예상치를 일제히 상향했다. 석유 수요가 올해에는 일 9668만 배럴, 내년에는 1억83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각각 전월 전망치보다 11만 배럴과 97만 배럴 많은 수준이며, 특히 내년 석유 수요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 2019년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미국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아이다’로 멕시코만 일대 석유 생산 시설들이 가동을 멈춘 데다 복구도 늦어지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공급 차질은 3000만 배럴에 달하며, 9월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OPEC+ 또한 이달 초 회의에서 현행 원유 감산을 종료할 때까지 매달 일 40만 배럴의 원유를 증산하기로 결정하면서 현 공급 차질의 여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브라질과 노르웨이 등이 원유를 증산하면서, 비OPEC 원유 생산량은 전년보다 하루 45만 배럴 가량 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이란 핵 합의 복원이 지연되며 이란산 원유의 복귀가 불투명해지기는 했으나, 전반적인 원유 감산 완화 기조로 석유 시장은 내년 초부터 공급 과잉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편,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세계 석유 재고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IEA에 따르면, OECD 국가들의 상업 석유 재고는 올해 7월에 3440만 배럴 소진되며 28억5000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치보다 1850만 배럴 낮은 수준이다.

미국·일본·유럽 석유 재고 역시 8월까지 3110만 배럴 추가로 소진됐고, 선박용 해상 단기 석유 재고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급격히 소진되고 있는 석유 재고를 채워 넣으려면 내년 초는 돼야 할 것으로 IEA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