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호 / BSJ 10학년
며칠 전 달력에 학교 중간 방학을 표시하려고 보니, 3월 14일도 인도네시아 공휴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무슨 공휴일인가 싶어 자세히 보았더니 “Hari Suci Nyepi Tahun Baru Saka”라고 쓰여 있었다. 찾아보니 힌두력에 따른 새해 첫날이었다. 우리는 막상 달력의 ‘빨간 날’이라서 쉬기는 하지만 정확히 무슨 날인지, 어떤 유래와 의미가 있는 날인지 정확히 모르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인도네시아의 공휴일에 대해 정리하면서 각각의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1월 1일은 “Tahun Baru Masehi”다. 그레고리력에 따른 ‘새해 첫날’이다. 2월 중에 있는 “Tahun Baru Imlek”은 태음력을 기준으로 한 ‘새해 첫날’이며, 2021년에는 양력 2월 12일이다. 음력의 전통이 남아있는 한국과 같은 국가들에서는 대체 공휴일을 포함하여 보통 일주일 정도를 공휴일로 지정한다.
1999년까지만 해도 공휴일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공식적인 축하 행사도 금지되었었으나, 2002년 Megawati Soekarnoputri 대통령이 공휴일로 공식화하였다고 한다. 3월 11일은 우리가 보통 ‘무하마드 승천일’이라 부르는 “Isra Mikraj Nabi Muhammad” 이며, 14일은 “Hari Suci Nyepi Tahun Baru Saka”로 힌두력의 ‘새해 첫날’이다. 특히 주민의 대다수가 힌두교를 믿는 발리섬에서는 큰 명절로 여겨진다고 하며 그래서 ‘Nyepi Day’ 또는 ‘침묵의 날’로 불리며 발리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있다.
4월 2일 금요일은 부활절 2일 전의 ‘성금요일’이며 천주교/개신교/동방정교회에서 관련 행사를 한다. 5월 1일은 “May day” 노동절이며, 13, 14일은 “Hari Raya Idul Fitri”,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인 ‘르바란’ 연휴이다. 보통은 ‘르바란’을 전후하여 국가에서 대체 공휴일을 추가로 지정하지만 올 해는 COVID-19 때문에 추가 공휴일 지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26일은 “Hari Raya Waisak”, 우리로 치면 ‘석가 탄신일’ 이다.
6월 1일은 인도네시아 건국 이념이자 헌법의 중심 원칙이라는 ‘Pancasila’의 의미를 기리기 위한 “Hari Lahir Pancasila” 로, 2017년부터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7월 20일 “Hari Raya Idul Adha”인데, 알라를 위해 아들 이스마엘을 기꺼이 희생하려 했던 예언자 아브라함에 감동을 한 신이 아들 대신 양을 희생 제물로 삼음에서 유래한 날로 특별히 이날이 되면 사람들은 양이나 염소를 나누어 먹으며 이날을 기념한다고 한다.
8월에는 2개의 공휴일이 있는데, 10일은 “Tahun Baru Islam” 즉 이슬람력의 ‘새해 첫날’이고, 17일은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독립 기념일”이다. 10월 19일은 “Maulid Nabi Muhammad”, ‘무하마드 탄생일’이고, 한 해의 마지막 12월에는 25일 “Hari Raya Natal”,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 탄생일’이다.
인도네시아에는 대체 공휴일을 제외하고 1년에 15일의 국가 공휴일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종교는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천주교, 기독교 그리고 유교인데 그러다 보니 이 종교들과 관련된 기념일들이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