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아벤 (Ngaben), 발리지역의 화장(火葬)의식

(2014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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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아벤은 발리섬에서 힌두교신자들이 실시하는 화장(火葬) 의식이며, 죽은 이의 영혼을 죄에서 씻기 위한 의식이다. 응아벤이라는 단어는 ‘재’라는 뜻이며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간다는 의미이다. 힌두교에서는 죽은 이가 현생의 죄로 인해 목사 (moksa)로 들어갈 수 없다 믿는다. 목사란 창조자인 브라흐마神이 있는 곳으로 그들은 목사로 들어가는 영혼은 행복하게 사후세계에서 브라흐마神과 함께한다 믿는다.

힌두교에는 ‘환생’의 개념이 있는데 이에 그들에게 천국과 지옥은 인생의 마지막 목적지가 아니다. 단지 현생에 악행을 많이 저지른 사람들은 환생시 ‘불행’을 당할 것이며 선행을 많이 행한 사람들은 환생시 ‘행복’을 누릴 것이라 믿는다.

힌두교에서는 인간은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지며 창초자에게 받은 요소들은 영혼에 의해 움직인다 믿는다.

또한 인간이 죽으면 영혼이 몸에서 빠져 나가 시체가 되지만 영혼만은 영원히 살아있다고 믿는다. 이에 살아있는 그 영혼이 현생의 죄를 씻어 목사로 들어갈 수 있게 해야하며 그에 응아벤 의식을 거행하는 것이다.

힌두교에서 창조자는 브라흐마 (brahma) 神이며 불의 모양으로 나타난다. 이에 응벤의식에서 시체가 화장함에 따라 창조자인 신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믿는것이다. 이는 시체가 화장됨으로써 사망자의 영혼이 깨끗하게 되기 때문인데, 영혼은 불의 모양으로 나타나는 브라흐마신은 시체에 있는 모든 더러운 것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발리사람들에게 응아벤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모두가 이 의식을 치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응아벤을 위해서는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이에 소수의 부유층만이 이 의식을 치룰 수 있다. 이 의식을 치르는 이들은 이 의식을 위한 길일을 선정한다. 길일은 브단대 (pedande)라는 힌두교 지도자가 결정하며, 만약 길일이 몇 주 뒤일 경우 시신은 관에 안치되어 집에 보관된다.

만약 서민들이 이 의식을 실시할 경우 몇몇 가구가 공동으로 이 의식을 치른다. 몇몇 가구가 함께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다.

응아벤 의식을 실시할 시 하나 유의할 점은 너무 오랜기간 동안 시체를 집에 보관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들은 시체가 오래 집에 보관될 시 죽은 이의 영혼이 그 갈 곳을 잃고 방황한다고 믿는다. 이에 서민들의 경우 자신의 차례까지 시간이 오래걸릴 수 있는데 이 때는 먼저 죽인 이의 장사를 치른 후 응아벤 의식을 다시 치르게 된다.

응아벤 의식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응아벤 의식 전 시체를 물로 깨끗이 씻고 옷을 입혀준다. 이어 브단대 (pedande)의 지시에 따라 죽인 이와 신에게 여러가지 제물을 바친다.

그 후에 관을 지고 화장터로 가는데 화장터로 향하는 길에서 많은 이들이 관의 뒤를 따르며 관의 앞에서는 몇몇 이들이 음악을 연주한다. 화장터에 도착하면 관은 미리 준비된 장작위에 놓이게 되고 모든 화장절차가 끝나면 재는 야자열매에 담겨 바다로 던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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