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지주 재무기획부장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파견했다. 해당 임원은 부코핀의 ‘전면쇄신’ 특명을 받았다. KB금융이 주요 핵심 인력을 보내 기틀을 마련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부코핀은행을 글로벌 사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기 위한 목적이란 평가다.24일 은행권에 따르면 부코핀은행의 CFO로 발령받은 신승협 부장이 지난주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신 부장은 지주에서 재무기획을 담당하고 있었다.
신 부장은 은행에서 외환업무부, 성수동기업금융지점 등을 거쳐 2016년부터 지주에서 재무기획부 재무기획팀장을 맡았다. 당시 재무기획부 경영관리유닛(Unit)장도 겸임했다.
2017년부터는 재무기획부 부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 3월부터 KB캐피탈 비상임이사도 줄곧 맡아왔다. 지주 재무기획 부장으로서 계열사 관리를 총괄하는 일을 해왔던 만큼 그룹사들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캐피탈 사외이사들에게 전략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맡으며 해당 직을 3번이나 연임했다. 신 CFO는 20일부로 캐피탈 비상임이사직도 사임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신 CFO는 재무 구조를 비롯해 그룹 전반에 두루 큰 역할을 하던 핵심 인재였다”며 “그를 부코핀으로 보낸 것을 보면 그룹에서 부코핀에 얼마나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귀띔했다.
KB금융은 그룹 내 핵심 인력을 부코핀은행으로 보내고 있다. KB금융의 경영방식을 효과적으로 이식하고 부코핀은행의 자산건전성을 전면 제고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앞서 한종환 국민은행 글로벌사업본부장이 부코핀은행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맡고 있었다. 부코핀은행 CEO의 경우 당분간은 현지인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KB금융은 부코핀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전인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현지에 10여명의 직원을 파견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지분 인수 작업을 펼치면서 15명 정도 인력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다. KB금융의 해외 네트워크 파견 인력 규모로는 최대다.
대부분의 파견 인력이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지난주 출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리스크관리 인력과, IT 및 여신관리, 기업금융 인력 등 전문 분야도 다양하다. 부코핀은행은 캄보디아 프라삭과는 결이 다른 해외사업으로 분류된다.
프라삭은 매년 평균 20% 정도 실적 성장세를 보이는 등 탄탄한 경영성과를 보여온 금융사여서 체질개선 같은 큰 변화는 필요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부코핀은행의 경우 단순한 PMI 업무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시스템 전반적으로 새로운 틀을 입혀야 하는 상황이다.
2018년 KB금융이 지분 22%를 인수했을 당시 부코핀은행에 건전성 악화 문제가 발생하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구원투수 격으로 외국자본인 국민은행의 투자를 받아들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인도네시아 전역에 412개 지점을 보유한 14위권 은행이다.
KB금융은 부코핀은행에 부실채권(NPL) 상·매각 정리부터 여신심사 체계 개편까지 실시해 경영 전반을 KB금융식으로 바꾼다는 전략이다.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소매금융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에서 부코핀은행에 굉장한 열정을 갖고 있다”며 “매니지먼트 방식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새로운 부코핀은행을 만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the 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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