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9일)
장세라의 아동심리치료 이야기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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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게임,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 중독에 대하여
2014년 현재 우리는 참 많은 편리함을 누리고 살고 있다. 실제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선명함을 자랑하는 TV, 모르는 것이 없는 인터넷, 그리고 그 모든 정보를 한 손에 쥐고 다닐 수 있게 해주고 지인들과 실시간으로 생활 및 대화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폰까지.
편리함을 누리다 못해 이제는 이들 중 어느 것 하나 누리지 못해도 삶이 무료하게 느껴지고 무언가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아주 어린 시절부터 불가피하게 많은 기기들을 접하게 되었던 오늘날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시청각적 강한 자극 없이는 하루를 견뎌내기 힘들어 한다. 더욱 강렬한 자극을 찾아 헤매고, 또한 쉽게 중독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현대문명의 피해자, 아이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최신 기기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 가야 한다.
아날로그 시대를 지나 오늘에 이른 어른들은 현대문명이 낳은 최신 기기의 혜택이 없어지면 불편할 수는 있어도 아날로그 시대에서 누렸던 흥미로운 활동들을 찾아 할 수 있는데 반해, 이 시대의 아이들은 아날로그 시대를 경험해보지 않아 최신 매체들을 통한 강렬한 컨텐츠들이 없이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생각해 내기 힘들다.
태어나서부터 도처에서 접하게 되는 기기와 매체들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신식 기기나 컨텐츠가 출시되면 빠르게 이에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동시에 쉽게 중독되고 빠져들게 되는 단점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방송사, 게임업체, 포털 사이트 등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보다 자극적이고 중독성 있는 컨텐츠들을 개발하고, 아이들은 속수무책 빠져들고 중독되어 가고 있다는 면에서 어떻게 보면 아이들은 현대문명의 최대 피해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처럼 아이들은 TV, 게임,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기 용이한 시대와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혹 내 자녀가 이 중 하나에라도 중독에 빠져 있다면 이는 비단 자녀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2014년의 또래관계
여러 매체의 중독될 것을 우려하여 부모들은 강박적으로 자녀들이 TV, 게임, 인터넷,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
조금이라도 늦게 현대 문물을 접하게 하는 것이야 말로 부모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이미 경험해본 부모들은 알고 있겠지만, 이는 무조건적으로 막는다고 해서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늘 날에는 최신 기기를 다룰 줄 모르거나 조금이라도 컨텐츠에 뒤쳐져 있으면 또래 아이들과 대화가 되지 않을뿐더러 소외되기 십상이다. 지금 세대가 그렇다. 매체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하고, 보다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여야 아주 기본적인 또래 간의 대화나 놀이에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시대인 것이다.
매체를 아예 접하지 못하도록 하기보다는, 시간을 정해 조절하는 힘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중독에 빠진 아이들에게는 불가능한 방법이지만 예방차원으로 아이들을 양육할 때는 적용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상의하여 타협점을 얻고 매체를 사용할 시간을 정하여 아이들이 그 시간만큼은 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스스로 정한 시간을 잘 지켰을 경우 칭찬이나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과 관계가 있다
TV, 게임,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은 여러 정서적인 문제들로 인해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 강박증, 가족 및 또래와의 갈등, 높은 불안감, 낮은 자아존중감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중에도 우울한 감정과 연관성이 높다.
특별한 노력 없이 클릭이나 터치만으로 현실에서 도피케 해주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현대 매체들은 우울한 감정을 잠시 완화시켜 줄 수 있어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점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중독수준이 심각해 질수록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게 되므로, 이를 통해 오는 좌절감은 더 큰 우울감을 주고 이에 더욱 매체에 의존하고 중독되어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만약 시간개념을 상실할 정도로 푹 빠져 일상이 망가져 있다면 중독증상이 심각한 것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중독에 빠지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우울증을 경험하게 된 계기, 가족 및 대인관계에서 오는 갈등 등 정서적인 부분을 해소하고 나면 어느 정도 중독에서 벗어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집에서 어설프게 도전하였다가 실패하고 또 다시 도전하고 또 다시 실패하는 패턴을 반복하게 되면 부모와 자녀가 모두 지쳐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매체 중독에 대하여는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을 것을 권장한다.
부모와의 갈등으로 인해 생긴 마음의 병이 원인이라면 전문가(타인)가 아닌 부모가 강압적으로 자신이 빠져있는 무언가를 못하게 차단할 경우 관계나 상황이 더욱 악화될 소지가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부모가 자녀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게임이나 자녀가 빠져 있는 매체를 시도해보고 함께 대화의 요소를 만들어 가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먼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녀의 마음상태가 어떻고 어떤 이유로 인해 중독에 빠지게 되었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중독수준이 심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전문가가 자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중독된 매체와 거리를 두게 하기도 하며, 심리적인 부분의 치료와 함께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도록 돕는다.
어느 정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나면, 많은 성공경험을 하게 되어 중독증상이 빠르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또한 기관 내 프로그램들을 통해 중독되었던 매체를 대신할 활동들을 교육받거나 체험해 보는 것도 오늘날 아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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