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치적 음모인가? 경제적 위기인가?

글.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정치에 종교를 이용하고
이슬람력 12월 8일이 되는 2018년 8월 19일 200만 무슬림이 메카 순례 중 미나(메카 주변 지명)에 아침 일찍 도착했다. 다음날 메카 순례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 아라파트에 도착한다.

사우디 언론들은 카타르에서 온 메카 순례객들을 위해 5성급 호텔을 준비하고 아라파트에는 에어컨이 설비된 응접실을 준비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메카 순례와 우므라(소순례) 장관 무함마드 쌀리흐 빈틴은 “우리가 카타르에서 온 순례객들을 위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카의 아미르인 칼리드 알파이살 왕자는 메카순례를 정치화하려는 시도는 구식이고 그런 시도는 매년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부 장관 압둘 라띠프 아알 알쉐이크는 메카 순례의 주요 지점에서 순례객이 소란을 피우거나 파괴하는 행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닌 전 세계 무슬림을 대항한 것이라고 했다.

메카는 모든 무슬림의 것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가 악화됐던 이란 무슬림들은 2016년 메카순례를 거부당했다. 2015년 두 국가의 무슬림들이 메카 순례 중 충돌해 수 백 명이 사망한 바 있어서 2016년은 이란인의 메카 순례가 중단됐다.

이란의 종교 지도자 하메네이는 메카와 미나는 사우디의 것이 아니고 모든 무슬림의 것이라고 했다. 2018년에는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에서 서로 대리전쟁을 하고 있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협의 후, 이란인들의 메카 순례를 허용했다.

결국 메카 순례는 정치와 종교가 분리될 수 없었다. 매년 메카 순례객 중 일부는 메카 순례를 정치화했다. 사우디의 이슬람부 장관은 종교와 법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적인 성품(피뜨라)에서 벗어난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 오늘날 무슬림 정당들이 정치와 세속적인 목적으로 이슬람 종교를 이용하고 사리사욕 때문에 싸다까와 자카와 자선금이란 명목으로 돈을 거둬들였다고 했다(알샤르끄 알아우사뜨 8월 18일 2면).

터키의 종파주의와 근본주의 확산
중동에서 자주 반향돼 오는 말은 이란과 터키의 종파주의와 근본주의(우쑬리야)이다. 이야드 아부 샤끄라(알샤르끄 알아우사뜨 칼럼니스트)는, 이란은 이라크에서 이라크인들의 정치적인 결정을 억누르고 군사 및 치안 선택을 통제하고 종파주의(따이피야)에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고 했다.

터키 총리(2003-2014)를 거친 후 법을 개정해 대통령(2014~)이 된 에르도안은 국가의 권력을 장악하자 확실한 전략을 가지고 개인적 및 정당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이슬람주의 운동에 가담했고 에르바칸(1926-2011)과 파툴라 귤렌(1941~, 미국 체류)과 사이가 나빠지면서 터키는 여러 가지 정치 문제와 위기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에르도안은 2016년 페툴라 귤렌의 이슬람사회 운동(Islamic social movement) 단체를 테러세력으로 규정했다.

대미관계 악화
이런 위기들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인데 그것은 분명치 않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미국 시민을 구금한 사건이다.

터키 이즈미르에 살던 앤드류 브론슨(Andrew Brunson) 목사가 2016년 여름에 체포됐다가 같은 해 10월 터키 경찰에 구금됐는데 분리주의자 쿠르드족(터키 동남부)을 지원한 일과 페튤라 귤렌의 네트워크와 접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금년 7월에 2년간 옥살이를 마치고 가택연금이 시작됐다. 펜스 미부통령은 앤드류 브론슨 목사는 무슬림 다수인 터키에서 종교적 박해의 희생물이 되고 있다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브론슨 석방 문제를 미국에 사는 페튤라 귤렌의 운명과 연결지었다.

터키는 정치적 이슬람 지향
브뤼셀에서 열린 NATO 정상회담에서 에르도안과 트럼프가 만나서 의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동의한 것으로 생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시 이스라엘 여행을 갔다가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를 도운 혐의로 이스라엘 정부가 억류하고 있는 터키 여성 에브루 오즈칸을 석방시키는데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그 여성을 이스라엘 정부가 석방했으나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브론슨 목사를 석방하지 않았다.

터키 에르도안 정부는 새로운 모델로서 케말 아타튀르크의 유산을 근절하고, 아랍 국가와 세계의 무슬림 형제단과 동맹을 맺었다. 다시 말하면 아타투르크의 세속주의를 그만두고 이슬람 근본주의와 정치적 이슬람을 지향하는 모델이다.

이런 비전은 오스만 제국의 칼리파제로 환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에르도안과 같은 정치 이슬람주의자는 역사는 스스로 반복하지 않지만 역사의 사건들을 마케팅하면 정치 현장에 큰 영향을 준다고 믿는다.

터키는 금융과 경제적 위기
터키 정부는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의 형제단 정책을 지지하고 동시에 이스라엘과 광범위한 군사 협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시리아에서 러시아 비행기 추락 이후에 러시아 대통령 푸틴에게 사과하고 이런 사과를 전후하여 이스라엘에게 위협을 가했다.

터키는 터키의 동맹국 카타르와 외교 정책이 달랐다. 카타르가 아랍의 4개국과 외교 관계 단절된 후 중동 지역과 세계의 테러 집단에게 지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금 추적을 계속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타르가 터키를 지원했던 것이다.

에르도안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뒤 6주 후에 터키 리라화가 40% 이상 하락한 예는 터키 역사상 없었다. 미국의 경제 제재와 관세 보복의 후폭풍으로 터키 경제가 위기를 맞자 터키 정부는 음모론을 전면에 내걸고 터키 경제는 실질적으로 외채와 인플레가 심각하지 않다고 했다.

에르도안이 2002년 이후 다섯 번의 총선에 성공하고 2002년과 2018년 국민투표에서 지지를 받은 것은 모두 터키 경제 덕분이었다. 살만 알두사리(알샤르끄 알아우사뜨, 8,19일 12면)는 에르도안이 경제와의 밀월 관계가 끝나는 시간이 다가왔다고 했다.

터키, IMF의 도움 거절?
터키의 화폐와 금융당국의 대응은 거의 마비상태였다. 터키 신문들이 카타르를 “배은망덕(누크란 알자밀)”하다고 비난했다가 카타르가 터키 지원을 발표하자 조용해졌다. 카타르가 한 발 늦었지만 동맹국 터키를 도운 것이다.

그러나 터키와 카타르는 다른 아랍 국가들로부터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해 왔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데 더욱 나쁜 소식은 터키가 1,500억 달러가 필요한데 카타르가 150억 달러만 투자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많은 돈을 한꺼번에 금방 지원해 줄 수 있는 나라는 없고, 있다면 오직 국제 통화기금만이 가능하다. 터키 정부는 IMF를 거절하고 있다. 지금 터키 정부는 경제적인 위기가 아니고 정치적인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과 앙카라 간의 정치적 갈등은 단기적인 원인이지만 리라 화폐의 장기적인 원인들은 정치적 갈등보다 더 깊다. 그것은 터키 회사들의 외채가 많고 더욱 위험한 요인으로는 대통령 에르도안이 터키 중앙은행을 부당하게 독립시킨 일이다.

터키 재무 장관은 터키가 리라의 위기에서 더 강하게 빠져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러 투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터키를 돕기 위한 가능성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 IMF와 접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제인들은 미국과 터키 간의 갈등이 지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 터키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가장 힘든 통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재외동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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