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란 후각

뜨겁게 일구었던 여름
긴 숨 몰아쉴 때

가지치기에 물러난 곁가지들
초록 잎새 입에 문
멀쩡한 나무 얼기설기
손수레에 누웠다

마른 햇빛
어리둥절한 거리
훅 날아온 비릿한 내음

바닥에 잠겼던 후각
지나던 바람이 한가닥 집어올렸다

무성했던 초록의 날 아쉬워
엄마 품 파고드는 작은 짐승
싱그러운 비린내에
코 박는다

더위에 웃자란 후각의 곁가지 자르며

 

시작 노트:

바닥에 잠겨있던 시인의 후각을 깨운 것이, 전지로 잘린 나뭇가지였다는 고백이 엄마 품 파고드는 작은 짐승, 싱그러운 비린내로 환치되면서 살아나는 후각은, 가로수가 많은 도심에서 누구나 느끼는 하나의 현상이다. 그러나 그런 순간의 느낌을 시로 옮겨적은 데서, 이 시인은 시인의 기본인 오감의 한 부분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삶 주변의 둘러보면 일상적 현상들이 감각과 연결되어 있고, 그러한 감각을 고스란히 옮겨적어 놓고, 시간의 줌을 밀고 당겨 상관성 있는 사물이나 사건을 연결하는 일이 결국 시의 재미를 더하는 일일 것이다. 결국 꽃피는 봄날에는 누구나 마음은 시인인 것인데, 그런 마음을 어떻게 함축적이고 맛깔나는 문장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좋은, 혹은 실천적 시인이 되느냐의 기준이 된다. 이 시의 마지막 행인 “더위에 웃자란 후각의 곁가지”는 뜬금없어 보이지만, 그가 거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풍토가 주는 열대의 또 다른 냄새일 것이다. -박윤배(시인)-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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