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철도, 외국인 관광객의 ‘발’ 되다… 11월 이용객 4만 2천 명 돌파

KAI가 발표한 ‘2025년 11월 외국인 관광객 출발역 상위 10곳’

‘자카르타의 관문’ 감비르역, 출발지 1위 등극… 족자카르타·반둥 등 주요 관광지 잇는 핵심 수단 부상
1~11월 누적 이용객 64만 명 넘겨, 전년 比 4.27%↑… 지역 경제 활성화 견인차 역할 톡톡

인도네시아 국영 철도회사 PT Kereta Api Indonesia(이하 KAI)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이동 수단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엔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인도네시아 관광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안전하고 쾌적한 철도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하면서 이용객 수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데이터복스(Databoks)와 KAI가 공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5년 11월 한 달 동안 KAI의 장거리 열차 서비스를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총 4만 2,5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해외 여행객들이 주요 도시 간 이동 시 항공이나 버스보다 철도를 우선적인 교통수단으로 선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유의미한 수치다.

이러한 증가세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다.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연간 데이터를 살펴보면, KAI를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의 누적 수는 총 64만 4,556명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YoY) 4.27% 증가한 수치로, KAI가 글로벌 여행객들에게 신뢰받는 운송 수단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입증한다.

◇ 자카르타 감비르역, ‘외국인 최다 이용’ 허브로 우뚝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출발지는 단연 수도 자카르타였다. KAI의 안네 푸르바(Anne Purba) 커뮤니케이션 부문 부사장은 지난 7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자카르타, 족자카르타, 반둥, 수라바야, 스마랑 등 대도시들이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출발하는 주요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자카르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감비르(Gambir)역의 압도적인 이용률이 눈에 띈다. 감비르역은 11월 한 달간 7,244명의 외국인 승객을 수송하며 전체 외국인 이용객의 약 17%를 점유, 출발역 순위 1위에 등극했다.

감비르역은 인도네시아 국립박물관(모나스) 등 주요 관광지와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공항 접근성 및 고급 열차 편성이 집중되어 있어 외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뒤를 이어 인도네시아의 문화적 수도로 불리는 족자카르타역이 5,979명의 이용객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고, ‘파리의 자바’라 불리는 고원 도시 반둥역이 3,936명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KAI가 발표한 ‘2025년 11월 외국인 관광객 출발역 상위 10곳’ 통계에 따르면, △4위 파사르 스넨(2,596명) △5위 수라바야 구벙(2,076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스마랑 타왕, 수라바야 파사르 투리, 말랑, 찌르본, 솔로 발라판 역 등이 10위권 내에 포진했다.

특히 안네 부사장은 “찌르본(Cirebon) 지역의 경우 풍부한 역사 유적과 미식, 독특한 문화적 매력이 재조명되면서 외국인 이용객의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단순 이동 수단 넘어 ‘지역 경제 활력소’로

철도 이용객의 증가는 단순히 운송 회사의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인도네시아 지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

안네 부사장은 이번 성과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의 철도 이용 증가는 KAI의 실적 향상을 넘어, 각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주요 역사가 위치한 지역의 숙박업소와 식당, 관광지들은 철도를 통해 유입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활기를 띠고 있다.

그는 이어 “특히 역사 주변의 중소기업(UMKM)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역 주변 상권이 발달하면서 지역 특산품 판매가 늘어나고, 연계 교통 서비스 등 파생 산업이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KAI 측은 이러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에 발맞춰 다국어 안내 서비스 강화, 간편 예매 시스템 도입, 주요 관광지 연계 프로모션 등 서비스 품질 향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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