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은
아름답고 슬펐어요
우리 집은 새마을운동으로
초가 머리를 깎고 슬레이트 모자를 썼지만
겨울의 정오
라디오에 트로트가 흘러나오고
단음을 뜯는 기타 멜로디는
내 마음을 뜯어 슬펐지요
내 고향은
볏짚마저 귀해 마구간으로 간
황량한 들판 같은 마음에
여백이 많아 쓸쓸했지만
넓은 밤하늘의 별처럼
꿈이 채운 여백은 넉넉했습니다
자바의 악기 가물란이 있고
가진 게 없어도
부족한 게 없는 자바에서
그리운 게 있습니다
바로 내 고향입니다
시작 노트:
10월 23일 새벽, 이태복 시인이 소천하셨습니다. 광활한 대지의 자바를 마치 고향처럼 누비고 다니시던 모습이 아지랑이처럼 사라지던 새벽이었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부디, 세상의 무거운 짐 홀연히 내려놓으시고, 자바의 평원에 편히 잠드소서! 글: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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