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기브란 정부 1년: 속도보다 내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7월 23일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제80주년 인도네시아 공화국 독립기념일(Hari Ulang Tahun 이하 HUT) 로고와 테마 발표

인프라 숨 고르고 경제 균형·에너지 자립에 집중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과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부통령 정부가 취임 1주년을 맞아 대규모 신규 인프라 사업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정부 국정 이념인 ‘아스타 치타(Asta Cita)’ 비전에서 약속했던 개발 가속화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달리, 정부는 임기 첫해를 이전 정부 사업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개발의 기초를 다지는 시기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도디 항고도 공공사업주택부(PUPR) 장관은 지난 16일 자카르타에서 “정부 출범 첫해의 성과는 아직 기초를 다지는 단계”라며 “이는 2년 차부터 더욱 빠르게 도약하기 위한 기반 마련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 시절 건설된 댐이나 유료도로 등 주요 기반 시설들이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이를 토대로 확장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숨 고르기’ 기조 속에서도 일부 신규 사업은 착수됐다. 대표적으로 저소득층 무상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한 ‘공민학교(Sekolah Rakyat)’ 사업과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한 ‘보고르-세르퐁 유료도로’ 건설이 프라보워 정부의 첫 인프라 프로젝트로 꼽힌다.

비스마 스타니아르토 공공사업부 전략기반시설국장은 공민학교 사업을 위해 2025~2026년까지 다년 계약 방식으로 100개교 신설에 20조 루피아의 예산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1단계로 기존 165개 학교를 개보수한 데 이어, 104개 지역에 영구 학교를 건설하는 2단계 사업이 9월부터 입찰에 들어갔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초·중·고교 총 3,744개 학급에서 약 11만 2,320명의 학생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다.

교통 부문에서는 12조 3,000억 루피아 규모의 ‘보고르-세르퐁(파룽 경유) 유료도로’ 사업이 첫발을 뗐다. PT 보고르 세르퐁 인프라 셀라라스(BSIS)가 사업권을 획득하고 최근 유료도로 사업 계약(PPJT)을 체결했다.

자카르타 외곽순환도로(JORR) 3망의 일부인 이 도로는 완공 시 1시간 이상 걸리던 보고르-세르퐁 구간의 이동 시간을 45분 미만으로 단축시킬 전망이다.

한편, 국가적 관심사인 수도 이전(IKN) 누산타라 건설은 기존 계획대로 이어지고 있으나, 새 정부 출범 초기에는 다소 속도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 의사당, 대법원, 국가 모스크 등 주요 시설 건립이 입찰 단계에 머물면서, 프라보워 임기 첫해에는 신규 착공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신규 사업이 더딘 배경에는 임기 초부터 강력히 추진된 ‘예산 효율화’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 제1호 대통령령을 통해 부처 및 기관 예산과 지방 이전 교부금을 포함해 총 306조 6,900억 루피아 규모의 재정 절감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과도한 긴축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법률연구센터(Celios)의 나일룰 후다 국장은 “초기의 엄격한 효율화 정책이 경제 순환을 둔화시키고, 호텔업 등 일부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후 정부는 단순한 예산 삭감이 아닌, 집행이 부진한 예산을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에 재배정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율화 방향을 전환했다. 이를 통해 국가 재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국민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승수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프라보워-기브란 정부는 대규모 토목 사업보다 마을 단위 개발을 통한 균형 성장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얀드리 수산토 마을부 장관은 ‘12개 마을 개발 행동’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 소유 기업(BUMDes)을 육성하고 관광 마을을 조성하는 등 풀뿌리 경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마을과 기층 사회로부터 건설하여 빈곤을 퇴치한다”는 ‘아스타 치타’의 여섯 번째 약속과 맞닿아 있다.

이와 함께 다운스트림 산업화와 신재생에너지(EBT) 확대를 통한 에너지 자립이 현 정부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인도네시아 재생에너지 통합 시범사업(REIDI) 등은 당장 눈에 띄는 인프라 건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한 중요한 초석으로 평가되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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