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시위 격화…한미일 등 각국 대사관, 자국민에 긴급 안전 경보 발령

주인도네시아 미국대사관 시위경보 공지.2025.8.30

오젝 기사 사망 사건이 촉발한 대규모 시위, 국제 사회 우려 속 확산 미국·한국·일본 등 주요국, “시위 장소 피하고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자카르타= 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지난 8월 25일부터 시작된 대규모 시위가 격화되면서 사회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오토바이 택시 기사의 비극적 사망 사건이 기폭제가 되면서 시위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각국 대사관들은 인도네시아에 체류 중인 자국민 보호를 위해 잇따라 긴급 안전 경보를 발령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위 격화의 도화선: 21세 오젝 기사의 비극적 죽음

이번 시위 사태는 지난 8월 28일(목) 자카르타 중부 페좀뽄간 지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오토바이 공유 서비스 기사인 아판 쿠르니아완(21세)이 시위 진압에 투입된 경찰 기동대(브리몹) 전술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에 분노한 시민들과 동료 기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며 시위의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콤파스 등 현지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 사건은 기존의 사회적 불만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으며, 시위대는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고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인도네시아는 중대한 사회적 위기 국면에 처했으며, 이는 국제 사회의 즉각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주요국 대사관의 잇따른 경보 발령 및 안전 지침

상황이 악화되자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을 비롯한 각국 공관은 즉각 자국민 보호 조치에 나섰다.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은 29일 ‘[대사관 긴급 공지]’를 통해 “최근 각종 사회적 이슈로 시위가 빈발하고 사고 등이 우려된다”며 ▲시위 장소 및 다중 운집 지역 이동 자제 ▲교통 통제 대비 우회 노선 확인 ▲현지인 자극 행위 및 정치적 언행 자제 ▲현지 언론 및 대사관 공지 지속 확인 등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관 역시 28,29,30일 비상경보를 발령하며, 경찰 기동대 본부, 국회의사당, 국가경찰청 등 시위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해당 지역을 피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대사관은 “시위가 폭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며, 군중을 피하고 가족과 지인에게 안전을 알리는 등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안내했다.

싱가포르, 일본, 유럽 각국 대사관도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싱가포르 대사관은 시위가 자카르타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현지 당국의 지침을 따를 것을 강조했다. 일본 대사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 시설 주변 접근을 피하고, 시위 현장에 있을 경우 즉시 이탈하라고 공지했다.

주인도네시아 일본대사관 페이스북 시위안전공지 한국어 번역본 2025.8.29

이 외에도 호주, 캐나다, 영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프랑스 대사관 등 다수의 국가가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자국민에게 대규모 집회를 피하고, 대체 이동 경로를 이용하며, 현지 정세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는 등 비슷한 내용의 안전 권고를 발표했다.

국제 사회의 우려와 인도네시아의 미래

각국 외교 공관의 동시다발적인 경보 발령은 현재 인도네시아가 직면한 사회적 불안정성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한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촉발된 이번 시위는 인도네시아 사회 저변에 깔린 다양한 불만 요소들과 결합하며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국제 사회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시민들의 요구에 어떻게 부응할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정치·사회적 혼란은 물론 인도네시아 경제와 국제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위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인도네시아의 안정을 바라는 국제 사회의 우려 또한 깊어지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한국 인도네시아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기사이용 저작권 계약 문의 : 카톡 아이디 hanin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