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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생태계와 기후 위기에 직접적 위협

수십 년간 전 세계 열대 원시림은 ‘녹색 허파’로 불리며 지구 기후와 생물다양성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국제 연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심각한 열대 원시림 손실을 겪고 있음이 드러나 환경계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억 단위 규모의 삼림 손실…생태계 파괴 확산
글로벌 데이터 분석 플랫폼 ‘Goodstats.id’가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 WRI)의 2024년 최신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금까지 약 1,070만 헥타르(ha)의 열대 원시림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원시림 손실을 기록한 브라질(3,350만 헥타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로, 막대한 생태적 손실을 의미한다.
열대 원시림은 수천 년에 걸쳐 자연적으로 형성되고 인간의 직접적 간섭이 없었던 숲으로, 독특하고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이자 인류의 기후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여기에는 식량 자원, 수자원 정화, 온실가스 흡수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되지만, 최근의 파괴 속도는 그 가치를 위협할 수준에 이르고 있다.
동·서·중부 칼리만탄 등 파괴 심화…산림 파괴 원인은?
환경단체들은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동칼리만탄주(44,483ha), 서칼리만탄주(39,598ha), 중앙칼리만탄주(33,389ha) 등 칼리만탄 섬 일대에서 삼림 파괴가 가장 심각하게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규모로 원시림이 사라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팜유 플랜테이션을 위한 농경지 확장, 광산 개발을 위한 대규모 부지 개간, 그리고 여전히 만연한 불법 벌목이 꼽힌다.
산업적 이익을 앞세운 개발주의, 법 집행의 미흡, 토지 관리의 부실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숲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총합”…토착민 생존권도 위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인도네시아의 산림 활동가 M. 이크발 다마닉은 “숲이 개간될 때 단순히 나무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동식물과 생물다양성 전체가 사라진다”며 “기업가들이 숲을 단순한 개발 대상, 빈 땅으로만 여기는 근시안적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숲에 의존하는 수많은 토착민과 지역 공동체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사회·생태적 측면을 소홀히 한 개발 정책은 결국 더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멸종·기후 위기 촉진…자연재해 위험도 급증
열대 원시림의 무분별한 파괴는 동식물의 멸종 위기를 초래하고, 나아가 홍수·산사태·극심한 가뭄 등 극한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를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메콩강·아마존강 유역처럼 열대림 붕괴가 일어난 곳에서는 이미 생물종의 급격한 감소와 토양 유실, 기후변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한, 이러한 열대림 파괴는 지역 단위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전체 기후 위기를 악화시키는 핵심적 요인이다.
삼림이 흡수하지 못하는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며 온실 효과가 심화되고, 이는 한반도 등 세계 곳곳의 폭염과 이상 기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세계적 추세…한국과 국제사회 역할 강화 필요
한편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외에도 콩고민주공화국(740만 헥타르), 볼리비아(570만 헥타르), 말레이시아(300만 헥타르) 등도 심각한 열대림 손실을 겪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의 강력한 법 집행, 산림 보호 정책 강화, 국제적 협력과 지역 사회의 적극적 참여를 촉구한다.
이는 단순한 자연 보전이 아니라, 인류가 지속적으로 살아갈 기반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
앞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생태계 복원과 열대림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산업과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모색할 때 지구 전체의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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