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지구의 마지막 낙원, 라자암팟의 절규… 국제사회 ‘#SaveRajaAmpat’ 한목소리

‘지구의 마지막 낙원’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라자암팟이 니켈 광산 개발로 파괴 위기에 놓였다.

이에 맞서 소셜미디어에서는 ‘#라자암팟을구하라(#SaveRajaAmpat)’ 해시태그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며, 해양 생태계와 원주민의 삶을 지키려는 국제적 저항의 상징이 되고 있다.

전 세계 산호 종의 75% 이상과 2,500종이 넘는 어류가 서식하는 라자암팟은 ‘세계 해양 생물 다양성의 중심지’로 꼽힌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육지에도 47종의 포유류와 274종의 조류가 공존하는 풍부한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그러나 최근 Gag섬 등 여러 섬에서 추진되는 니켈 채굴 계획이 이 낙원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니켈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퇴적물과 수질 오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산호초 군락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된다.

환경 단체들은 라자암팟의 생태계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지구 전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울창한 맹그로브 숲과 해초지는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핵심 탄소 흡수원이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지속 가능한 관광과 어업을 통한 생계의 터전이다. 또한, 자연과 깊은 유대를 맺고 살아온 원주민 공동체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6월 3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핵심 광물 컨퍼런스’에서 현실화됐다.

그린피스 활동가들과 파푸아 청년들은 정부 관계자의 연설 도중 “당신 니켈의 진정한 대가는 무엇입니까?(What’s the True Cost of Your Nickel?)”라는 현수막을 펼치며 채굴의 부당함을 알렸다.

한 활동가는 “정부는 라자암팟에서 자행되는 환경 파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외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국영기업 안탐(Antam Tbk)의 자회사인 PT Gag Nikel이 있다.

그린피스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이 회사는 가그섬에서 채굴을 진행하며 이미 500헥타르가 넘는 숲을 파괴했다. 광산에서 흘러나온 흙탕물은 바다를 오염시키고 산호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세계적인 명소 피아이네모(Piaynemo)에서 불과 30km 떨어진 섬들마저 채굴권 지역에 포함될 위기에 처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라는 명칭이 무색해지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이 알려지자 수시 푸지아스투티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유력 인사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수시 전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에게 “라자암팟의 채굴을 중단해 달라”고 직접 호소했고, 수많은 시민의 지지를 받았다.

여론이 악화되자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는 지난 5일 PT 가그 니켈의 채굴 허가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현장을 방문한 바흐릴 라하달리아 장관이 “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채굴 지속을 원한다”고 발언하고, 현지 주지사와 군수 역시 환경오염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가 기업 편에 서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 수요가 급증하며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라는 대의가 지구의 가장 원시적인 자연을 파괴하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니켈은 청정에너지 해결책으로 선전되지만, 그 이면에서는 라자암팟의 땅과 바다가 파괴되고 있다”며 “침묵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제보는 카카오톡 haninpost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