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S Y12 / 이예령
2025년,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자 전 세계는 또 한 번 긴장했다. 그의 등장은 단순한 한 나라의 리더 교체를 넘어, 또 다른 ‘무역 지진’의 서막이었다.
트럼프는 집권 직후 강력한 관세 정책을 재가동했다. “미국의 일자리를 되찾겠다”며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2025년 4월 수입품 관세 인상을 선언했다.
제조업 중심의 세계 무역 흐름이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여파는 순식간에 인도네시아까지 미쳤다. (인도네시아산 수입품에도 32%의 관세가 예정됐으나, 현재 이 관세는 90일간 유예되어 2025년 7월 초까지는 시행되지 않는다.) 사실 인도네시아는 미국과의 직접 무역 비중이 높지 않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연결고리인 중국과 베트남이 흔들리자, 인도네시아 역시 조립 부품, 원자재, 전자제품 등에서 연쇄 충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심리였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꺼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트윗 한 줄, “미국은 인도네시아산 제품에도 관세를 검토 중이다”라는 발언에 루피아 환율이 출렁였고, 주식시장에서는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실제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더라도, 불확실성 자체가 곧 손해였다.
이 와중에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기회’를 강조했다. “중국 대신 생산기지를 옮기려는 기업을 유치하자”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기업들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로 눈을 돌렸다.
인프라 문제, 노동시장 경직성,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 등 구조적 한계가 발목을 잡았다. ‘기회’는 결국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법이었다.
또한 팜유, 철광석, 석탄 등 자원 수출에 의존해온 인도네시아는 세계 수요 위축으로 가격 하락을 겪으며, 그 여파가 지방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인도네시아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수출 다변화와 내수 강화’ 없이는 세계가 흔들릴 때마다 휘청일 수밖에 없다는 것. 일부 기업들은 이미 아프리카, 중동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정부는 농업 기술, 중소기업 지원, 디지털 무역 인프라 개선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2025년 트럼프의 관세는 단지 미국의 보호무역 부활이 아니라, 전 세계에 던지는 질문이었다. “너희는 외풍 없이 설 수 있는가?” 인도네시아는 지금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섬나라의 경제는 바람에 취약하지만, 때로는 바람을 타고 더 멀리 나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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