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주정부가 시행한 1리터 미만 소형 페트병 생수 생산 금지 조치에 대해 현지 음료 산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신도뉴스와 와르타에코노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음료산업협회(Asosiasi Industri Minuman Ringan, ASRIM)와 생수기업협회(Asosiasi Perusahaan Air Minum Dalam Kemasan Indonesia, Aspadin)는 최근 이 와얀 코스테르 발리 주지사가 발표한 해당 규제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정책 수립 과정에서 업계와의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갑작스러운 조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리요노 프리조수실로 ASRIM 협회장은 “ASRIM 회원사 다수는 자체적으로 또는 인도네시아 포장재 회수 기구(Indonesia Packaging Recovery Organization, IPRO) 등과 협력해 포장 폐기물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환경 보호에 기여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4월 15일 성명을 통해 “‘깨끗한 발리’라는 목표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생산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올바른 해법이 아니”라며, “산업과 고용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환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 산업계,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다자간 논의를 통해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책 시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유통망 혼란과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한 전환 기간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흐맛 히다얏 Aspadin 협회장 역시 이번 금지 조치가 발리 경제, 특히 관광 산업에 미칠 부정적 파급 효과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소형 포장 생수는 관광객은 물론, 일상생활과 전통 의식을 치르는 현지 주민들에게도 필수적인 제품”이라며, “이러한 공급을 갑자기 중단시키는 것은 발리 관광 생태계 전반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spadin 측은 발리의 1인당 연간 소형 생수 소비량이 10~15리터 수준으로, 수마트라 등 다른 지역 평균보다 현저히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 발리 내에는 약 18개의 생수 공장이 운영 중이며, 수천 명의 직간접 고용 인력이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라흐맛 협회장은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공장 폐쇄와 대규모 실직 사태는 물론, 관련 산업세 감소로 인한 지방 재정 악화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음료 산업계는 발리 주정부가 환경 보호라는 대의와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업계와의 대화의 문을 열고, 현재의 일방적인 금지 정책을 재고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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