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정책 불확실성 고조 인도네시아 외국인 투자 ‘주춤’

OJK, 투자자 보호 'OSIDA' 애플리케이션 출시. 202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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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로 돌아서고 있다.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일부 경제 정책들이 금융 시장의 불안정을 키우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 BISNIS.COM과 MSN.COM이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12개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은 인도네시아 시장의 잠재력은 인정하면서도 대규모 자금을 다시 투입할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프라보워 대통령이 직면한 복합적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조치 이후 지속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인도네시아는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국가 전략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실제 투자 지표로도 나타난다. 올해 1분기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 금융 시장에서 18억 달러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자카르타 종합주가지수(IHSG)는 급락했고,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으며, 루피아화 가치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연초 긍정적이었던 투자 분위기가 신중론으로 급변한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주식 시장은 다른 개발도상국 시장과 비교해도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이 ▲국가 예산(APBN) 자금의 우선순위 프로그램 재분배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권한 변경 논의 제기 ▲대통령 직속 기관 ‘다난타라(Danantara)’ 출범 등 기존 정책 기조를 흔드는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었다.

논란이 된 ‘무료 점심’ 공약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을 법정 상한선인 3%에 근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블룸버그 보고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당분간 프라보워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지켜보겠다는 ‘관망세(wait and see)’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소재 Brandywine Global의 캐롤 라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인도네시아 시장은 매우 취약한 상태”라며 “작은 부정적 심리에도 추가적인 자금 유출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만약 거버넌스 문제나 주요 인사 교체가 계속된다면 매도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ubrey Capital Management Ltd 역시 지난 2월 이후 인도네시아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를 모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기업(BUMN)의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주식 시장의 낮은 유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존 우려도 부정적인 투자 심리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급격한 시장 조정 속에서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도 일부 존재한다. JP모건과 Allianz GI 등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향후 통화 완화 정책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채권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알리안츠 GI의 제 이 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프라보워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면서도 “특히 다음 임기를 고려한다면 여론을 의식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내비쳤다.

결국 프라보워 정부가 향후 얼마나 예측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경제 정책을 제시하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느냐가 외국인 투자 유치 재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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