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아체서 희귀 ‘잎 없는 난초’ 신종 발견

국립연구혁신청(BRIN), 환경 자선가 기려 ‘킬로스키스타 차스만토이’ 명명
수마트라섬 최초 기록… 멸종위기종 지정, 보전 시급

국립연구혁신청(BRIN) 연구진이 수마트라섬 아체주의 반개방형 농경 지역에서 식물학계의 주목을 받는 새로운 난초 종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난초는 잎이 없는 독특한 생태적 특징을 지니며, 인도네시아 식물상 보존에 기여한 환경 자선가 웨윈 차스만토를 기리기 위해 ‘킬로스키스타 차스만토이(Chiloschista tjiasmantoi)’로 공식 명명되었다.

BRIN과 Kompas 등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신종 난초는 잎 없이 나무 등에 붙어사는 착생 난초 그룹인 ‘킬로스키스타(Chiloschista)’ 속에 속한다.

평소에는 나무줄기에 붙어 있는 회녹색의 광합성 뿌리 다발 형태로 존재하여 주변 환경과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나 개화기가 되면 주황색에서 붉은색 반점이 찍힌 약 1~1.2cm 크기의 밝은 노란색 꽃을 피워내며 비로소 그 존재를 드러낸다.

이번 발견은 지리적 분포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금까지 킬로스키스타 속 난초는 인도네시아 내 자와, 누사틍가라, 술라웨시, 말루쿠 등지에서만 보고되었으나, 이번 발견으로 수마트라섬에서도 해당 속의 난초가 서식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기록되었다.

연구진은 신종 난초가 해발 700~1000미터 고도의 커피나무와 그늘나무에서 자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탐사를 주도한 BRIN 소속 데스타리오 메투살라 연구원은 ‘킬로스키스타 차스만토이’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 기준에 따라 ‘멸종위기(Endangered, EN)’ 범주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까지 단 5곳의 매우 제한된 장소에서만 발견되었으며, 총 분포 면적이 117㎢를 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주변 농경지 확장, 커피 농가에 의한 착생 식물 제거 활동, 그리고 기후 변화가 이 희귀 난초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메투살라 연구원은 또한 이 난초가 잎이 없는 대신 뿌리가 광합성을 전담하는 독특한 생리적 적응을 이루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특징은 향후 식물 생리학 연구, 희귀 식물 보존 전략 수립, 그리고 특정 열대 식물 재배 기술 개발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후속 연구의 중요한 대상으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킬로스키스타 차스만토이’의 발견과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 ‘피토키스(PhytoKeys)’ 2025년 252호에 게재되었다. 이번 발견은 인도네시아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생물 종을 품고 있는 세계적인 열대 생물다양성의 보고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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