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월드컵 진출의 희망을 살릴 수 있을까

3월 25일, 바레인을 상대로 결승골을 넣는 올레 로메니

Ichthus South 11 / 김시온

지난 3월 21일과 25일, 인도네시아는 호주와 바레인을 상대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7, 8라운드 경기를 각각 치렀습니다.

특히 이번 경기는 1월 초 신태용 감독이 경질되고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새로 부임한 이후 처음 치러진 경기였기에 인도네시아 팬은 물론 한국 팬들의 관심도 집중됐습니다.

그러나 호주와의 7라운드 경기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로 끝났습니다.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는 5대 1이라는 충격적인 스코어로 참패했습니다.

전반 7분, 인도네시아가 페널티킥을 얻었으나 실축하며 기회를 놓쳤고, 이후 호주는 기세를 몰아 전반에만 3골을 넣었으며, 후반에도 2골을 추가해 완승을 거뒀습니다.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국적을 취득한 네덜란드 출신 올레 로메니가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렸으나, 팀의 대패로 빛이 바랬습니다.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현지 팬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는 신태용

작년 9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호주와의 3라운드 홈경기가 0대 0 무승부로 끝났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패배는 더욱 아쉬웠습니다.

경기 후반,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호주까지 원정 온 팬들은 신태용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클라위베르트 감독과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를 향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지 팬들과 함께 생중계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7라운드 이후 4일 만에 열린 바레인과의 8라운드는 클라위베르트 감독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대표팀과 팬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호주전에서 큰 점수 차로 패한 뒤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습니다. 또한 지난 3라운드 바레인전은 석연찮은 판정 끝에 무승부로 끝나 아쉬움이 남았고, 경기 하루 전인 24일에는 바레인 감독 드라간 탈라지치가 “인도네시아 대표팀에는 순혈 인도네시아 선수보다 귀화 선수가 더 많다”고 발언해 인도네시아 팬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작년 11월, 인도네시아를 4대 0으로 완파하는 일본 대표팀

이런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8라운드에서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수만 명의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홈 어드밴티지를 살려 경기에 임했습니다.

그 결과, 1대 0으로 바레인을 꺾으며 귀중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득점한 올레 로메니가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의 패스를 침착하게 받아 결승골을 기록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여러 차례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으나, 탄탄한 수비로 바레인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부임 후 두 경기 만에 첫 승리를 거뒀고, 인도네시아는 승점 9점으로 4위를 유지하며 월드컵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6월에 치러질 9, 10라운드에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6월 5일 열리는 9라운드에서는 조 최약체인 중국을 상대할 예정이지만, 4라운드에서 이미 2대 1로 패한 적이 있어 방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중국은 6차전부터 8차전까지 3연패를 당하며 대표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고, 이번 경기가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리기에 인도네시아는 홈 어드밴티지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승점이 중국보다 3점 앞서 있지만, 중국이 승리하면 승점이 같아져 월드컵 진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반드시 중국을 꺾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6월 10일 열리는 마지막 지역 예선 10라운드에서는 아시아 최강팀 일본과 맞붙게 됩니다. 일본은 이미 개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 중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했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높은 포트를 배정받기 위해 최정예 멤버를 투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일본은 본선 진출이 확정된 상태에서 치러진 8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도 유럽파 선수들을 대거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습니다.

인도네시아는 5라운드에서 일본에게 4대 0으로 완패한 바 있으며, 이번 지역 예선에서 원정 승리가 한 번도 없었기에 일본 스이타 파나소닉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원정 경기는 상당히 어려운 승부가 될 전망입니다.

결론적으로 인도네시아가 본선에 직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며, 플레이오프 티켓이라도 확보하려면 중국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최소 무승부를 기록해 최대한의 승점을 얻어야 합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두 경기만을 남겨둔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을 대신해 선임된 클라위베르트 감독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팬들에게 납득할 만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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