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투팟(Ketupat)의 기원

끄투팟(Ketupat) ©merdeka.com

BBS 10 / 강주영

끄투팟(Ketupat)은 이둘피트리(Idul Fitri) 명절을 대표하는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이다. 매년 이둘피트리가 되면 초록색과 다양한 색상의 크투팟 모양 장식을 쉽게 볼 수 있다.

끄투팟은 어린 야자 잎(자누르, Janur)을 엮어 만든 주머니에 쌀을 넣어 찐 음식으로, 단순한 명절 음식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과 철학적 의미를 지닌 상징적인 음식으로 여겨진다.

끄투팟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한다. 일부 학자들은 15세기 자바에서 이슬람이 전파되던 시기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특히, 수난 칼리자가(Sunan Kalijaga)라는 왈리 송오(Wali Songo, 이슬람 학자) 중 한 명이 끄투팟을 이슬람 전파 도구로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크투팟이 힌두 불교 시대부터 존재했던 음식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끄투팟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깊은 상징성과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엮인 야자수 잎은 인간의 실수와 복잡한 삶을 의미하고, 속의 하얀 밥은 정화된 마음과 영혼을 상징한다.

이러한 의미 때문에, 이둘피트리 후 일주일 뒤 진행되는 ‘쿠파탄(Kupatan)’ 행사에서 사람들은 끄투팟을 나누어 먹으며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고, 서로 용서를 구하는 전통을 이어간다.

또한, 끄투팟은 가족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음식이다.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오포르 아얌(Opor Ayam), 른당(Rendang), 사유르 로데(Sayur Lodeh) 같은 명절 음식과 함께 제공되며, 가족과 공동체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끄투팟을 만드는 과정 자체도 의미 있는 의식이다. 야자수 잎을 엮고, 밥을 준비하는 일은 인내와 세심함이 필요한 과정이며, 종종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회가 된다.

오늘날 끄투팟은 전통적인 명절 음식의 의미를 넘어서, 인도네시아 문화 전반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둘피트리 기간에는 끄투팟 모양의 장식이 거리와 가정, 쇼핑몰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크투팟을 형상화한 조명 장식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끄투팟은 일부 전통 직물 문양이나 예술 작품에도 등장하며, 이는 화합과 용서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전통적인 크투팟 제조 방식이 줄어들고 공장에서 생산된 크투팟이 늘어나는 변화가 있지만, 여전히 크투팟은 인도네시아인의 정체성과 문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

현재는 명절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인도네시아의 전통 시장에서는 명절과 관계없이 크투팟을 판매하는 가게를 쉽게 찾을 수 있으며, 길거리 음식점에서도 사테(Satay)나 가도가도(Gado-Gado)와 함께 제공되곤 한다.

또한, 결혼식이나 전통 의식과 같은 특별한 행사에서도 크투팟이 등장하는데, 이는 축복과 조화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즉, 크투팟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든 중요한 문화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끄투팟은 이둘피트리 축제에서 화합, 용서, 그리고 신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소중한 전통이 앞으로도 계속 보존되고, 후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것이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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