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수소생태계 서밋서 ‘자원순환형 수소솔루션’ 실행계획 공개
사리묵티 매립지서 청정수소 생산 및 충전소 구축…사회공헌활동 병행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은 자카르타에서 열린 ‘글로벌 수소 생태계 정상회담(Global Hydrogen Ecosystem Summit)’에서 인도네시아 서자바주에 폐기물을 활용한 수소생산 생태계(Waste-to-Hydrogen, 이하 W2H) 구축 계획을 지난 4월 15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한국을 넘어 해외로 W2H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며, 동남아시아 첨단 수소경제 실현에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됐다.
이번 정상회담은 인도네시아 연료전지 및 수소 에너지 협회(Indonesian Fuel Cell & Hydrogen Energy Association, IFHE)가 주최했으며,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ESDM), 국가개발계획부(BAPPENAS), 국영 에너지기업 PT Pertamina(뻐르타미나), 현대차그룹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ESDM 장관과 BAPPENAS 대표도 직접 참석해 각 부처의 수소 및 저탄소 사회 구현 전략을 발표하는 등, 인도네시아 정부 차원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인도네시아 국가 수소 로드맵 발표(ESDM) ▲수도권 지역(누산타라 수도특구, IKN) 수소 정책 공유(BAPPENAS) ▲한·인니 수소 생태계 구축 계획(현대차그룹) 등 국가 및 기업 차원의 수소경제 대전환을 위한 거버넌스와 실행방안이 폭넓게 논의됐다.
– 현지 바이오가스·첨단 기술 결합한 수소생산 생태계…2027년 본격 가동 목표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W2H 프로젝트의 핵심은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 가스회사 뻐르타미나가 운영하는 압축천연가스(CNG) 인프라와 연계한 현장형 ‘수소 충전소’ 구축에 있다. 계획에 따르면, 서자바주 주도 반둥 인근에 위치한 대형 생활폐기물 매립지 ‘TPA 사리묵티’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추출해 이를 저탄소 수소로 전환, 2027년부터 그곳에 건설될 수소충전소에서 차량용 수소로 공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사리묵티 매립지는 반둥시의 일일 생활폐기물 1,500톤 중 약 80%를 처리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매립지로, 폐기물 활용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최적지로 꼽혀왔다. 글로벌 환경 변화와 최근 집중호우, 매립지 화재 및 산사태 등 자연재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삶에 악영향이 누적돼 온 만큼, 이번 W2H 프로젝트는 순환경제 실현과 동시에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 실현의 대표 사례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기술적 타당성 조사를 마친 만큼, 올해 안에 수소충전소 건립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국 내 선진 수소 생산 및 인프라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주요 기업 및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도 현지에 조성할 예정이다. 충전소 부지 확보, 수소 생산 및 유통, 수소 차량 보급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수소 가치사슬 구축’이 목표다.
– 국제사회와 연계, 지역사회 기여 확대…CSR·파트너십 전면 강화
현대차그룹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산업적 관점을 넘어, 현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사회적 책임(사회공헌, CSR) 강화에 중점을 두고 추진된다고 밝혔다. 특히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온 국제 NGO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사리묵티 매립지 인근 지역사회에 안정적인 식수 공급과 다양한 의료 서비스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선도기업 세진 G&E가 바이오가스 추출과 디지털 모니터링을 담당한다. 추출된 바이오가스는 현대 로템(Hyundai Rotem)이 공급하는 스팀 메탄 개질기(SMR)를 통해 저탄소 수소로 전환된다. 이 수소는 현장에서 즉시 소비·활용되어 수송 및 물류 과정에서의 추가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고, 효율성 극대화가 기대된다.
한편, 인도네시아 최대 에너지 공기업 뻐르타미나는 기존 연료 충전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충전소 부지 제공은 물론, 수소 생산과 공급망 구축, 수소차량 운영까지 – 하나의 자족적 생태계처럼 – 폐기물 기반 수소 순환 시스템의 국제표준 모델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 아세안 수소 경제 중심지와 W2H 글로벌 모델의 접점

현대차그룹의 이번 대규모 프로젝트는 ‘폐기물 기반 수소생산 이니셔티브’의 첫 해외 실증 사례로,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수소 경제의 핵심 허브로 부상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2022년 3월 인도네시아 현지에 차량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동남아 최대 경제권이자 2억6천만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를 ‘아세안(ASEAN)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전략적으로 주목해 왔다.
W2H 모델은 한국 충주시와 파주시 등에서 유기폐기물과 하수 처리 슬러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이미 첨단 ‘청정 수소 가치사슬’을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충주 W2H 공장에 이어, 현대차그룹은 내년까지 추가 W2H 시설 신설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 최대 IT·모빌리티 전시회인 미국 CES 2024에서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최적화 W2H 로드맵을 선공개했다. 현대의 수소 전문브랜드 HTWO가 중심이 되어 폐기물 자원화,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전 분야 역량을 집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 인도네시아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 및 국제공조 청신호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장기 국가 수소 및 암모니아 로드맵’을 수립하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국가 비전으로 천명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W2H 프로젝트는 이러한 정부 정책 기조와 정확히 맞닿아 있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공식 발표를 계기로 탄소감축과 자원순환, 미래 모빌리티 혁신의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국 정부·기업·시민사회가 공동 참여하는 ‘통합형 수소 생태계 구축’의 성공 여부가, 향후 인도네시아 및 아세안 전역의 수소 경제 활성화에도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한국에서 검증된 W2H 모델을 인도네시아에서 첫 해외 실증함으로써,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와 미래 청정에너지 해법을 동시에 제시할 것”이라며 “정부와 주요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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