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시) 돈나무

사진 강인수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

돈나무

하루에도 몇 번씩 창가 돈나무는
햇살을 저금하는 중
“우리 집 부자 되겠네”
무심한 혼잣말

동전만 한 잎새 몇 개 올라와 봐야
얼마나 필요한 돈이 채워지겠냐만,
매 순간 거르지 않고 새잎을
살피네

손을 놀려야 돈이 생긴다 배웠는데,사람 사는 게 가끔은 공짜도 바라게 되네.

가만히 지켜보는 일도때로는 기다림의 노동일까.

한 번씩 톡, 하고 돈나무 잎이 열릴 때
내 안의 뜨거운 소리가
물과 함께 가느다란 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네.
돈,돈,돈-
열려라, 참깨

[시작노트] 수년 만에 고국의 누나 집을 찾았더니 창가에 돈나무가 나 잘살았다는 듯 싱싱하다. 개업 집 인사에 꼭 빠지지 않는 열대식물인 돈 나무, 정작 이곳에선 길거리나 창가 등 어디서나 아무렇게 잘 자란다. ‘누가 맨 처음 돈나무로 불렀을까’라는 물음에 더불어 그 나무가 “햇살을 저금하는” 나무였다니, 모두 부자가 될 만하다. 그런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다림”이라는 노동이 필요하다고? “가만히 지켜보는 일도/ 때로는 기다림의 노동”을 너머 진정 바라보는 무엇을 사랑하는 일일 것이다.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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