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심장부에 ‘불’ 밝히다

'한국형 발전소 수출' 성공모델… 5년 만에 투자비 81% 회수 가능

<인도네시아 찌레본발전소 사진 한국중부발전 제공>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220km 떨어진 중소도시 찌레본. 자카르타역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 30분, 이어 버스를 타고 30여분 달리다보니 유일하게 높게 솟은 건물과 굴뚝, 그리고 펄럭이는 태극기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한국중부발전(KOMIPO, 사장 정창길)이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다.

◆이용률 97%, 무고장 500일 달성
찌레본 발전소는 660MW(메가와트)의 발전용량을 갖췄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루 5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자카르타 일대로 공급된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우리나라의 5배인 2억5000만명에 달하지만 전력 생산량은 우리의 1/3에 불과하다.

때문에 전기를 마음껏 사용하는 사람이 적고 대도시의 다운타운(Down Town)을 제외하면 대체로 어둡다. 이 나라 심장부에 한국중부발전이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찌레본발전소는 한국중부발전이 일본 마루베니상사, 인도네시아 인디카, 한국의 삼탄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제입찰을 거쳐 따낸 사업이다. 총 사업비 8억5000만달러(9900억원) 중 중부발전은 7000만달러(816억원)를 투자했다.

2012년 7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찌레본발전소는 4년 만에 투자비의 66%(4628만달러·540억원)를 회수할 만큼 사업이 성공적이다.

정승교 찌레본 발전소 사장은 “지난 한해에만 165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고, 올 연말까지 누적 회수율이 81%에 이를 것”이라며 “2018년말~2019년초 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부발전은 운영계약이 체결된 2041년까지 연간 136억원, 총 4000억원의 투자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또 정 사장은 “지난해 이용률 96.6%, 고장정지율 0.48로 인도네시아 전체 발전소 중 각각 1위를 차지했다”며 “올 2월엔 발전소 무고장 500일을 달성하는 등 안전운영의 신화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사업 성공후 후속수주 잇따라
찌레본발전소 1호기의 성공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중부발전의 후속사업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박영규 한국중부발전 자카르타 법인장은 “맏형이 외국에 나가 성공하면 다른 형제들을 데리고 오는 것처럼 찌레본발전소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다보니 후속 발전사업 수주도 잇따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중부발전은 중부 수마트라에 올 4월 왐푸 수력발전소(45MW)를 준공한데 이어 스망까 수력발전소(55.4MW)가 내년 9월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탄중자티 석탄화력발전소(1320MW)는 2032년까지 운영관리를 맡았다.

또 올 7월에는 우리나라에서 가동중인 원전 1기와 맞먹는 1000MW급 찌레본 후속기가 착공된다. 지난달에는 3호기(660MW)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렇게 되면 찌레본에만 중부발전이 운영하는 발전시설 규모가 2320MW에 이를 전망이다.

일부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 실패로 우리나라 전체 신규 에너지 해외진출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우리가 지향해야할 좋은 사례로 꼽힌다.

박영규 법인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전기수요 성장률이 경제성장률과 비슷하게 2%대까지 낮아졌다”며 “하지만 신흥국가들의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해외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시장”이라고 말했다.

◆태국시장 첫 진출, 교두보 마련
또 중부발전은 일본 중심의 인프라가 주를 이뤄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태국에서도 첫단추를 뀄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50㎞ 떨어진 나바나콘 산업단지공단 내에 있는 발전소(110MW) 운영정비(O&M) 사업권을 따낸 것이다.

중부발전은 이곳에서 2년간 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규모는 작지만 나아가야할 방향에 맞춰 차근차근 한걸음씩 전진하는 사업이다.

고병욱 태국 나바나콘 복합발전소 부사장은 “이 곳은 중부발전이 국내 최초로 태국의 민자발전 시장에 진출한 사업장”이라며 “신규 후속사업 개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발전소 해외진출은 해당기업의 신성장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 국내기업 동반진출, 국가 브랜드 제고 등 일석다조(一石多鳥) 효과가 있다.

찌레본 발전소의 경우 발전소 운영·투자는 중부발전, 기자재 및 건설은 두산중공업, 설계·감리는 KEPCO E&C, 연료공급은 삼탄, 재원조달은 수출입은행이 담당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예방정비사업 참여, 설비 국산화 등으로 ‘한국형 발전소 수출’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강석중 중부발전 대외협력팀장은 “인도네시아 및 태국 사업장에 협력 중소기업 20개사와 동반진출해 지난해 402만달러(47억원)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면서 “이 외에도 발전정비시장 동반진출로 최근 6년간 2182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리는 등 K(KOREA, KOMIPO)형 글로벌 동반성장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내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