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와 폐렴균 감염 환자 폭증… 질병청장 “유례없는 유행”

올해 들어 백일해 환자 수가 폭증한 가운데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국내 첫 백일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백일해로 입원 치료를 받던 영아가 지난 4일 증상 악화로 사망했다. 지난해 백일해 환자는 292명이었는데 올해 들어 11월 첫째 주까지는 누적 3만332명으로, 100배가 넘는 환자가 나왔다.

올해 들어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 수가 폭증하면서 한국 정부가 겨울철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질병청은 보건복지부, 교육부, 식약처가 참여하는 호흡기 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19일부터 구성해 가동했다.

대책반장을 맡은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열린 제1차 대책반 회의에서 백일해를 포함한 주요 감염병 유행 상황과 고위험군 예방접종 현황, 독려계획 등을 발표했다.

지 청장은 “올해 특히 백일해가 크게 유행하면서 선진국에서도 유례없는 환자 수 발생과 영아 사망사례 등이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지난 6월부터 소아·청소년층을 위주로 백일해가 큰 유행을 지속하고 있지만, 높은 예방 접종률과 신속한 진단과 치료 덕분에 1세 미만 고위험군의 발생이 선진국에 비해 적고 대부분 감염자의 증상도 경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4일 백일해 사망 통계 생산을 시작한 2011년 이후 국내 최초로 1차 접종 이전인 생후 2개월 미만 영아의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며 “고위험군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임신부·영아 돌보미 등의 백신 접종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올해 한국내 백일해 환자는 누적 3만3천327명으로, 지난해 292명의 114배가 넘는다. 올해 6∼7월 무렵 환자가 가파르게 늘다가 잠시 주춤했으나 10월부터 다시 증가세다.

지 청장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도 올해 크게 유행하고 있어 정부는 올해 최초로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신속항원검사에 급여를 적용해 검사를 유도했다. 항생제 치료 범위를 확대해 진단과 치료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대비하면서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백일해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면서 “전문가와 관계부처가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사회부)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