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반둥 고속철 건설 취소. 정부 “원점에서 재검토 필요”

지난 9월 3일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반둥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 계획을 철수하고 중간 속도의 철도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는 중국과 일본이 열띤 입찰경쟁을 벌였던 프로젝트였다.
지난 9월 4일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성명을 통해 자카르타와 인도네시아 제 2의 도시인 수라바야 시(市)를 잇는 고속철도 연결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자카르타-반둥 구간 건설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다르민 나수띠온 신임 경제조정부 장관은 “자카르타와 반둥 간 거리는 150km에 불과해 시속 300km의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이 구간에 고속철도를 운영하게 되면 열차가 최고 속도에 도달하기도 전에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 중국과 일본의 전례 없는 입찰 전쟁 중에 나온 갑작스런 이러한 정부의 발표를 외신들도 앞다투어 전했다.
갑작스러운 프로젝트 취소가 승자독식 방식의 중국 몰아주기인지, 연일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타당성조사에 1600만달러의 비용을 투자한 일본의 반발을 감안한 것인지, 공개적 입찰방식을 통한 잡음 해소 차원인지 정부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라고 이코노믹 타임즈는 지난 4일자 보도를 통해 전했다.
지난 3월 자국을 방문한 조코 대통령이 도쿄(東京)~나고야(名古屋) 구간의 신칸센을 직접 타보도록 하는 등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온 일본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 “일본과 중국을 사이에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저울질을 한 조쿄 대통령에 일본 정부가 농락단한 느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