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화량 증대가 오히려 통화절상과 채권가격 상승의 경제학 이론과 정반대 현상이 발생되는 세상 –
영국의 새 총리 당선자 리즈 트러스의 경제정책으로 영국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에 엄청난 파장이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신임 총리 정부의 ‘감세정책’에서 시작한다.
새로 출범한 영국 트러스 총리 내각은 지난달 23일 연간 450억 파운드 (한화 약 72조원) 규모의 감세정책으로 법인세 인상철회와 소득세율 인하가 핵심이다. 추가로 부동산거래 세금인하와 전기료와 같은 공공요금에 무한대의 정부 보조금을 투입하겠다고도 발표했다.
영국 국민의 입장에서는 감세와 투자증대 성장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좋은 정책임에도 불구 국제금융시장의 반발은 엄청났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26일 역대 최저치인 1.03달러까지 내려갔고, 국가신용등급전망 강등, 주택담보대출 중단 등 파장은 컸다.
가장 심각한 이슈는 영국 파운드화 국채금리 폭등이다. 당초 1% 수준의 10년만기 국채금리가 4.6%까지 폭등하다보니 파운드화 국채가격이 급락해 새로운 영국발 금융위기론이 거론되었다. 바로 연기금 마진콜 문제다.
일반인들에겐 너무도 낯선 파생상품 금융투자 중 부채연계투자 (LDI, Liability Driven Investment) 전략이 있다. 지금은 일반적인 된 현재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선 국민연금, 보험사, 공공기관들은 LDI 방식으로 현금, 국채(장기채권)과 같은 안전자산과 주식과 같은 불안전자산을 결합한 파생투자자산 운영을 한다.
그런데, 금리가 급작스럽게 오를 경우 국채가격이 하락하게 되어 LDI 파생상품이 마진콜을 당하지 않기 위해선 연기금 입장에선 증거금을 올려야 하는 일이 발생된다. 복잡스런 기작을 이해하기 보단 채권의 금리가 급등하면 손실이 커진다고 이해하면 쉽다.
결국 영국 트러스 총리내각의 화재사고에 소방수로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총재가 등장한다. 파운드화 안정을 위해 10월 14일까지 무한정 국채를 사들이는 정책이다. 하루에 50억 파운드씩 650억 파운드를 투입해 국채가격 폭락을 막겠다는 전략으로 일단 불은 끄고 국채금리가 4% 수준에서 3.8%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 역시 잘 생각해보면 어불성설이다. 중앙은행이 시중에 풀려 있는 장기국채를 사들인다는 의미는 양적완화(QE) 통화량 증가다. 인플레이션이 10%에 달하고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으로 에너지 가격은 더욱 더 상승할 수 밖에 없는 영국 상황에서 오히려 중앙은행이 금리인상과 테이퍼링(QT)이 아닌 준기축통화국 입장으로 M2 통화량 증대를 하자 오히려 파운드화가 절상되고 채권가격이 상승하는 경제학 이론과 정반대 기작은 설명 불가한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통상적이지 않은 영국 중앙은행의 통화량 증대로 일단의 불은 껐다지만 오히려 이번일을 계기로 영국 파운드화의 약점도 드러났다. 영국 연기금 전체 운영의 3분의 1인 1.6조 파운드 (약 2500조원) 규모가 LDI 방식으로 10년전과는 4배 이상 레버리지 투자로 운영되어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향후 외환거래 FX 시장에 과거 조지소로스 같은 인물이나 투자펀드들이 담합하여 파운드화 급락에 역투자로 큰 추세를 몰아 갈 경우 파운드화 방어는 불가할 수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는 외환위기가 원인이였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파생상품인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원인이였다. 영국의 신임총리 등장으로 과거에 들어본 적 없는 LDI 부채연계투자 파생상품으로 인해 영국발 글로벌 경제위기 유발가능성이 새로운 이슈가 된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지금이라도 LDI 마진콜 위기를 깨 닳게 해 준 영국 트러스 총리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란 생각이다. 경제는 이렇듯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시절에 따라 새롭게 개발된 투자방식과 파생상품이 복잡하게 얽혀서 새로운 위기는 어디서든 발생될 수 있게 된 것이다. 핵심은 결국 정상적(?)인 방법으로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경제 원론은 작동하지 않는 세상의 이슈다.
그저 남 탓으로 지적질만 할 뿐 그간 돈풀기 양적완화에 취한 대가는 치르기 싫은 이유다. 어떤 약도 이론도 안 먹히는 LDI 연기금 마진콜 같은 신종 악순환이 무한 반복될 다음 세대들에 대한 책임은 과연 누구의 탓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