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예준 /JIKS 10학년
코로나가 막 시작되던 2020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오게 된 나는 한국과는 달리 어디에서든 개를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 집 앞 길가에서 아파트 경비원과 노점상인들이 아파트 앞을 돌아다니던 한 유기견을 공격하며 쫓아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웬만한 일에는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개에 대해서 보이는 공격적인 모습이 의아하게 생각되었다.
사람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로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는 개가 왜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렇게 홀대를 받는 것일까?
이는 인도네시아 사람들 대다수가 믿고 있는 이슬람교의 영향이라고 한다.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쫓기는 신세가 되어 간신히 동굴에 숨어 있을 때 개 한 마리가 짖어대 발각될 뻔 했다고 해서 이후 무슬림들은 예언자를 곤경에 빠뜨린 개를 혐오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무함마드의 전승록인 하디스에 의해서도 알 수 있는데, 하디스에 따르면 개가 핥은 음식은 부정하며 또 개가 마신 물은 목욕물로 써서는 안 된다.
개가 핥으면 7번을 씻고 모래로 정화를 시켜야 하며 개가 사는 집은 부정하여 천사가 드나들지 않고, 개를 키우는 사람은 매일 선행이 영구히 깎여 나간다고 한다. 예배 장소에 개가 들어오면 예배가 무효가 되어 처음부터 다시 드려야 하며, 특히 검은 개는 악마이기 때문에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까지 한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러한 이슬람교의 영향으로 개는 부정하고 불결한 동물로 배척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개를 뜻하는 안징(anjing)은 심한 욕으로 사용되고, 애완동물로 개를 키우는 경우도 드물다.
2019년 7월 연합뉴스 기사에 따르면 서자바주 보고르의 한 이슬람사원에서는 “남편이 여기서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있다”고 검은 개를 데리고 들어와 소란을 피운 여성이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되었는데, 이 동영상이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 신성모독으로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때 데려간 검은 개는 사원근처에서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에서는 반려견이나 유기견조차 찾아보기가 힘들다. 특히 아파트나 공공시설에는 반려견을 허용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키우기조차 어렵다. 인도네시아에서 반려견을 키우고자 하는 분들은 이런 점을 잘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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