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아니다”… 발리 주유소 직원, 주지사 앞 ‘24시간 영업 요구’에 눈물로 항의

와얀 코스테르 발리 주지사가 발리에서 연료(BBM) 대기 줄 한가운데에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 (Ig/@dewaswam)

발리 전역을 덮친 유류 품귀 사태 속에서 지방 정부가 내놓은 ‘주유소 24시간 영업’ 지침을 두고 현장 근로자들의 반발과 과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던 한 여성 주유원이 현장 점검에 나선 주지사 면전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본적 노동권을 호소하는 영상이 공개돼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사건은 지난 14일 수요일 밤, 덴파사르 디포네고로 길에 위치한 54.801.48번 주유소에서 발생했다. 당시 이 와얀 코스테르 발리 주지사는 주초부터 이어진 페르탈라이트(Pertalite) 휘발유 품귀 현상과 이에 따른 긴 주유 대기열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있었다.

현재 발리 주요 지역은 연료 공급 차질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젬브라나와 바둥 응우라라이 공항 인근 등에서는 주유를 위해 밤을 지새우는 운전자가 속출했다. 뙤약볕 아래 장시간 대기가 이어지며 젬브라나 수디르만 길 주유소에서만 주민 8명이 탈진해 쓰러지는 등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이에 경찰 의료팀(Sidokes)이 자전거 순찰대를 투입하고 긴급 보건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사태가 악화하자 주정부는 대기열 해소와 서비스 개선을 명분으로 덴파사르 및 바둥 지역 주유소에 24시간 연장 운영을 지시했다. 그러나 사전 인력 충원 없는 일방적 조치는 현장 노동자들에게 극심한 부담으로 전가됐다.

소셜 미디어(SNS)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격무에 시달리던 해당 주유소의 한 여성 직원은 코스테르 주지사를 향해 “저도 지쳤고, 저희는 로봇이 아닙니다, 주지사님. 저도 노동자이지만 제 권리가 있습니다”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현장에 있던 동료와 관계자들이 황급히 해당 직원을 진정시키는 장면도 함께 담겼다.

해당 주유소 관리자인 트리아(Tria) 씨는 갑작스러운 24시간 운영 전환 요구에 직원들이 패닉에 빠졌다고 전했다. 본래 이 주유소는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12명의 직원이 2교대(각 조 5명)로 운영해 왔다. 특히 현장 운영 인력 전원이 여성이며, 이 중에는 수유 중인 근로자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급증한 대기열로 인해 자정을 훌쩍 넘겨 일하는 등 이미 법정 근로 시간을 초과한 상태였다.

트리아 관리자는 15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갑작스러운 지침에 모두가 크게 당황했다. 직원들이 지쳐 교대를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대체 인력을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인력난을 호소했다.

현장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대응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코스테르 발리 주지사는 15일 이번 사태에 대해 “소통의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일축하며, 직원의 감정적 폭발은 단순한 신체적 피로에 기인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불평하지 말고 소비자를 응대하라고 말했다. 피곤하더라도 응대해야 하며, 피곤함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기록적인 연료 부족 사태로 인한 민생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현장 노동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행정 편의주의적 대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