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전용에서 민간 확대로… 결제 주권 강화 나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인도네시아 결제시스템협회(ASPI)와 협력하여 일반 대중과 소매 부문을 위한 자체 신용카드인 ‘인도네시아 신용카드(Kartu Kredit Indonesia, 이하 KKI)’를 공식 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제81회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을 기념하여 발표된 이번 조치는 그간 정부 거래에만 국한되어 활용되었던 KKI의 사용 범위를 민간 영역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정부용 KKI는 국가결제게이트웨이(GPN)를 통해 전량 국내에서 처리되어 왔으며, 이번 소매용 KKI 도입으로 후불 결제(deferred payment) 기반의 독자적인 국가 신용 인프라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결제 인프라와 통합된 효율적 수단”
데스트리 다마얀티 BI 총재 대행은 17일 자카르타 본부에서 열린 발표식에서 “KKI는 국가 결제 인프라와 통합된 효율적이고 안전한 국내 결제 수단”이라며 “기업들의 디지털 생태계 진입을 촉진하고, 민간 소비를 지원하기 위한 대체 신용 공급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결제 데이터와 거래 정보를 자국 내에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 목표”라고 덧붙였다.
단계적 도입 전략… QRIS 연동부터 시작
일반 소비자 대상의 KKI는 단계적으로 개발 및 보급될 예정이다. 1단계에서는 표준화된 QR코드 결제 시스템인 ‘QRIS’와 연동되는 디지털 카드 형태로 우선 제공된다.
라이언 리잘디 BI 결제시스템정책국장은 “초기 단계의 KKI는 QR 코드 스캔 및 비접촉식 ‘QRIS 탭’ 결제를 지원한다”며 “향후 전자상거래를 위한 온라인 결제 지원과 실물 플라스틱 카드 발급까지 단계적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단계적 접근 방식은 기존에 이미 광범위하게 구축된 QRIS 인프라를 활용함으로써 초기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소비자들의 자연스러운 이용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주요 시중은행 대거 참여… 샤리아 상품도 개발
초기 참여 금융사로는 BCA, 만디리은행, BNI, BRI, CIMB 니아가, 페르마타은행, 메가은행 등 주요 지급결제서비스사업자(PJP)가 대거 포함되었다. 이들 은행은 각자의 고객 기반을 활용해 KKI 상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이슬람은행(BSI)이 참여하여 이슬람 율법(샤리아) 원칙을 적용한 전용 상품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이는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인도네시아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조치로, 샤리아 금융 원칙을 준수하는 소비자층까지 포괄적으로 아우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글로벌 카드사 점유율 축소 예상… 결제 시장 지형 변화
현지 결제 시장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산토소 리엠 ASPI 회장은 “QRIS의 급성장으로 기존 글로벌 브랜드 신용카드의 점유율이 약 15% 수준까지 축소된 상황”이라며 “QRIS와 연계된 KKI 도입을 통해 기존 신용카드 거래액의 최대 10%가 국가 자체 결제망으로 전환될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해외 브랜드 카드가 지배하던 시장에서 국내 결제 시스템의 자립도를 높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의 안정성과 자율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BSPI 2030’ 및 ‘아스타 치타’ 비전과 맞물린 정책
중앙은행의 이번 KKI 보급 정책은 ‘인도네시아 결제시스템 청사진(BSPI) 2030’ 및 국가 핵심 성장 전략인 ‘아스타 치타(Asta Cita)’ 비전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 경제 전환 및 금융 포용성 확대 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BI는 자체 결제망 구축을 통해 결제 주권을 확립하고,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도시 지역뿐 아니라 그동안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낮았던 지방과 소외 지역까지 KKI 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실질적인 금융 포용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KKI 출시가 단순한 결제 수단의 다양화를 넘어, 인도네시아가 자국 중심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장기적 전략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향후 KKI가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고 확산될지, 그리고 기존 글로벌 카드사들과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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