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초등학교부터 외국어 교육 의무화 영어 아랍어 등 8개국어 ‘한국어’ 집중 조명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8월 14일 국회의사당에서 개최된 인도네시아 국민평의회(MPR RI) 연례 총회 및 상·하원 합동 회의 국정 연설을 통해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외국어 조기 교육 도입을 전격 발표했다. 14 Agustus 2026. Foto: BPMI Setpres/Muchlis Jr

– 프라보워 대통령 연례 국정 연설서 공식 발표… 글로벌 8대 핵심 언어에 ‘한국어’ 포함
– 조기 교육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해외 취업 시장 공략 포석
– 2029년까지 전 학교 리모델링·스마트 스크린 보급 등 디지털 인프라 현대화 병행
– ‘한류 열풍’과 ‘산업 협력’ 맞물려 공교육 내 한국어 위상 비약적 상승 전망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외국어 교육을 전면 의무화하는 파격적인 교육 개혁에 나선다. 특히 주요 교육 대상 언어로 ‘한국어’가 공식 채택되면서,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인 인도네시아 공교육 현장에서 한국어의 위상이 획기적으로 격상될 전망이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카르타 스나얀 의회 단지에서 개최된 인도네시아 국민평의회(MPR RI) 연례 총회 및 상·하원 합동 회의 국정 연설을 통해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외국어 조기 교육 도입 및 인프라 혁신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 초등학교 1학년부터 외국어 조기 교육… ‘한국어’ 8대 핵심 언어로 선정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와 미래 취업 시장 진입을 위해 외국어 습득은 인도네시아 어린이들에게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핵심 역량”이라며 “초등학교 1학년부터 본격적이고 체계적인 외국어 교육을 단계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번 조치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학습 대상 언어로 선정된 8개 주요 언어의 구성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통적 국제 공용어인 영어와 아랍어를 비롯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과학·기술 강국인 러시아어와 함께 ‘한국어’를 전략적 핵심 언어로 공식 지정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내 한국어 교육은 주로 대학 전공 과정이나 일부 중·고등학교의 제2외국어 선택 과목, 혹은 사설 학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번 정책 추진으로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의 주요 외국어로 한국어가 공식 편입됨에 따라, 인도네시아 내 한국어 교육의 저변이 기초 교육 단계부터 대폭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 조기 언어 습득 효과 극대화… 한-인니 산업 협력 및 해외 진출 인재 양성 포석

인도네시아 정부가 초등 조기 외국어 교육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언어 습득의 결정적 시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11~12세 미만의 아동은 새로운 어휘를 받아들이고 뇌를 활용하는 속도가 성인에 비해 월등히 빠르다”며 “유년기부터 최고 수준의 다국어 교육을 접해야 성인이 된 후 글로벌 기업 및 국제기구 어디서든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정책은 글로벌 노동 시장 내 인력 진출을 가속화하려는 국가 경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관광, 보건의료, 간호 및 전문 돌봄(간병) 인력 등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문 직종을 직접 언급하며 “해외 각국 정상들이 인도네시아의 우수한 인력 지원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 유창한 언어 구사 능력과 인도네시아 특유의 친절함, 성실함이 결합한다면 세계 무대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교육계 및 외교가에서는 이번 한국어의 공교육 정규 과목 편입이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등 한국 주요 대기업의 대규모 대(對)인도네시아 투자와 직결되어 있다고 분석한다. 양국 간 전기차·배터리, 인프라, 제조업 분야 협력이 가속화되면서 한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현지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초등 단계부터 시작되는 한국어 조기 교육이 향후 양국 산업 연계의 든든한 가교 구실을 할 것이라는 평가다.

■ 2029년까지 전 학교 리모델링… 스마트 에듀테크 기반 한국어 교육 환경 조성

대대적인 교육과정 개편에 발맞춰 교육 인프라 현대화 사업도 강력하게 추진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전국 7만 1,744개 학교의 시설 개선을 마쳤으며, 오는 2029년까지 초·중·고교와 직업고(SMK), 이슬람 기숙학교 등 전국의 모든 교육 시설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할 방침이다.

디지털 교육 환경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6년까지 전국 학교당 4대의 인터랙티브 스마트 스크린(IFP)을 보급해 스마트 교실을 조성한다.

도서 지역과 농어촌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우수 교사진이 참여하는 ‘중앙 집중형 원격 교육 스튜디오’를 구축해 전국 수천 개 학교에 실시간으로 양질의 외국어 수업을 송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도 자카르타뿐만 아니라 외곽 지역의 초등학생들도 표준화되고 우수한 한국어 원격 수업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한국 정부 및 유관 기관과의 협력 과제 대두

인도네시아의 이번 초등 외국어 교육 강화 정책은 한국 정부 및 관련 기관에도 새로운 기회이자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한국어 교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초등학생 맞춤형 한국어 교재 개발, 현지 한국어 교원 양성 프로그램 지원, 에듀테크 기반의 한국어 교육 콘텐츠 보급 등 한-인니 양국 정부 간의 교육 분야 협력이 시급한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카르타의 한 교육계 관계자는 “K-팝과 K-드라마로 촉발된 인도네시아 내 한류 열풍이 이번 초등 공교육 정규화를 기점으로 공고한 학문적·산업적 인프라로 안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한국 정부가 현지 교육 수요에 발맞춰 체계적인 교원 연수와 공교육용 교재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양국 간 전략적 파트반십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