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루피아 책값 마련 못 해 극단적 선택… NTT 초등생 비극, 국가에 큰 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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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소년, 빈곤의 무게 견디지 못하고 정향나무에서 숨진 채 발견
마지막 편지에 “엄마 먼저 갈게요… 울지 마세요” 절절한 작별 인사

인도네시아 동누사틍가라(NTT)주에서 10세 초등학생이 단돈 1만 루피아(한화 약 850원)의 학용품 값을 마련하지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절대 빈곤이 빚어낸 참극에 인도네시아 사회 전체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현지 언론 및 경찰 당국에 따르면, NTT주 응아다군에 거주하던 초등학생 YBS군(10)이 지난 2026년 1월 29일 목요일, 할머니 집 인근 정향나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 YBS군의 극단적 선택 배경에는 극심한 생활고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YBS군은 생전 어머니에게 학교 수업에 필요한 공책과 펜을 구매하기 위한 돈을 요청했으나,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필요로 했던 금액은 1만 루피아에 불과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소소한 금액일지 모르나, YBS군의 가족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큰돈이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YBS군의 마지막 편지는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어머니를 향해 “엄마, 저 먼저 갈게요. 제가 가는 걸 허락해 주세요. 울지 마세요, 엄마. 저를 찾으며 울지 마세요. 안녕히 계세요”라는 내용의 작별 인사를 남겼다. 10살 어린아이가 감당해야 했던 절망의 깊이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YBS군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아버지는 YBS군이 태어나기도 전에 사망했고, 어머니 MGT(47)씨는 홀로 농사일과 일용직 노동을 전전하며 다섯 자녀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어머니의 부양 부담을 덜기 위해 YBS군은 80세 고령의 할머니와 함께 낡은 오두막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1만 루피아조차 구하기 힘들었던 빈곤의 굴레는 결국 어린 소년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어머니 MGT씨가 “돈이 없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은 모자(母子)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는 애도의 물결과 함께 사회 안전망 부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국가적 차원의 빈곤 문제 해결과 아동 보호 시스템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압둘 무하이민 이스칸다르 인적역량강화조정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 비극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더욱 관심을 갖고, 누구나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뼈아프게 상기시킨다”고 밝혔다.

정부와 지역 사회가 빈곤 아동에 대한 지원책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1만 루피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떠난 YBS군의 비극은 인도네시아 사회에 무거운 숙제를 남겼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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