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계절 없는 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계절을 살았다
먼지 자욱한 거리와 붉은 흙 위로
예고 없이 쏟아지던 스콜처럼
너의 사춘기는 때로 막막했고
이국의 밤은 한국보다 조금은 더 외로웠으리라
낯선 지도 위에서
너는 서툴게 자신의 선을 그었고
말도 잘 통하지 않던 땅, 그 막막한 공기를 헤엄쳐
스스로의 이름을 증명해 내야했던 시간들
기억 하니?
창가에 머물던 자카르타의 노을이
너의 책상 위에 내려앉을 때
그 붉은 빛은 단지, 해가 지는 풍경이 아니라
내일을 꿈꾸는 너의 심장 소리였다는 것을
이제 너는 이 정든 섬을 떠나
너만의 바다로 항해를 시작하겠지
어떤 파도가 너를 흔들어도 겁내지 마라
너는 이미 가장 뜨거운 태양 아래 뿌리 내린
단단한 열대의 나무이니
지도를 접고 이제 세상을 향해 펼쳐라
자카르타의 밤 하늘에 숨어있던 별들이
이제야 너의 어깨 위로 내려앉아
새로운 길을 비추기 시작했다.
안녕! 나의 찬란한 적도의 별들아!
네가 가는 모든 곳이 이제는 너의 땅이다.
시작 노트:
이 시는 자카르타 한국 국제학교의 교장으로 재임 중인 이선아 교장 선생님이 졸업생에게 보내는 축시로서 졸업식 행사에 참석했던 많은 분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였다. 이선아 선생은 사유를 시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혈기 넘치고 꿈이 많은 제자들을 가리켜 “적도의 하늘에 찬란히 빛나는 별”이라고 환치하였고, 예고 없이 다가오는 사춘기의 고뇌를 변화무상한 자연의 스콜에 비유했다. 인식에 아둔했던 어린 시절의 절망을 노을은 지는 것이 아니라 심장의 고동소리로 설명한 것은 절창으로 평가된다.
후렴에서 뜨거운 태양 아래 든든하게 뿌리내린 제자들에게 보내는 메세지는 강렬하며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으로 가득하다. 이선아 선생님은 이번 초중 고교 졸업 행사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치고 귀임하게 된다. 아름다운 시 한 편을 남기고 떠나는 선생님의 앞날에 늘 건강과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글: 김준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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