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급증·고령화 등 4대 인구통계학적 신규 과제 직면”

유엔인구기금 고위급 대화서 미래 인구 역학 변화 경고
가족계획 성공 이후 새로운 국면… 정책적 패러다임 전환 촉구

인도네시아가 1970년대부터 추진해 온 가족계획(Keluarga Berencana, KB) 프로그램의 성공을 발판으로 인구 역학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단순한 인구 증가 억제를 넘어, 사회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동반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수아하실 나자라(Suahasil Nazara) 인도네시아 재무부 차관은 지난 23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유엔인구기금(UNFPA) 고위급 대화 포럼에 참석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대비해야 할 4가지 주요 인구통계학적 신규 과제를 제시했다.

이날 수아하실 차관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인구 구조와 질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새로운 정책적 접근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4대 과제는 ▲중산층 확대와 열망 상승 ▲대규모 도시화 ▲인구 고령화 ▲여성의 경제 참여 확대다.

가장 먼저 언급된 변화는 중산층의 급격한 성장이다. 수아하실 차관은 1인당 국민소득 증가가 대중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산층의 증가는 교육, 보건, 정치 참여에 대한 열망 상승과 궤를 같이한다”면서 “이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삶의 질적 향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적절히 관리하고 수용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도시화 역시 시급한 현안으로 지목됐다. 재무부 전망에 따르면 향후 20~25년 내에 인도네시아 인구의 약 70%가 도시 지역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아하실 차관은 이러한 대규모 인구 이동이 기존 농촌 중심 사회와는 판이한 도시 사회의 특성을 낳을 것이라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포용적 도시 개발 계획 수립을 주문했다.

세 번째 과제로는 ‘인구 고령화(Aging Population)’가 꼽혔다. 기대 수명 증가로 인해 노년층 비중이 확대되는 인구 구조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이에 대해 수아하실 차관은 노년층이 국가 경제의 짐이 아닌 안정적 기여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제2차 인구 배당 효과(Second Demographic Dividend)’ 달성 전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수아하실 차관은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 확대를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노동 시장 참여를 넘어 경제 활동 전반에서의 여성 역량 강화를 촉구하며, “여성의 경제 참여는 미래 경제 성장을 지탱할 핵심 축으로서 엄청난 잠재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에 제시된 인구통계학적 도전 과제들을 철저한 계획과 정책 수립을 통해 국가 경제 회복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거 인구 억제 정책에서 벗어나 인구의 질적 성장과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인구 정책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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