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인도주의적 지원, 현지 악덕 상술에 빛바래… 시간당 2만 루피아 요구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단말기 '스타링크 미니' [일론 머스크 X 게시물 캡처]

정부 지원 단말기 악용 의혹 확산, 당국의 강력 대응 촉구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을 강타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Space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가 제공한 무료 인터넷 지원이 현지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재난 피해자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일부 비양심적인 인물들에 의해 불법 수익 창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스타링크는 지난 29일(현지시간)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수마트라 홍수 피해 지역의 통신 복구를 위해 2025년 12월 말까지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통신이 두절된 상황에서 피해 주민들이 긴급 구조 요청을 보내고 가족과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였다. 스타링크 측은 기존 및 신규 이용자 모두에게 별도 절차 없이 자동으로 서비스 크레딧을 적용하거나, ‘Indonesia Flood Support’ 코드를 통해 무료 활성화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타링크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해 국가재난방지청(BNPB), 군(TNI), 경찰(Polri) 등을 통해 피해 지역에 서비스 단말기를 신속하게 재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선의는 현장에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아체(Aceh)와 서수마트라(West Sumatra) 등 피해가 극심한 지역의 대피소에서 무료로 제공되어야 할 스타링크 와이파이 접속을 대가로 시간당 2만 루피아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지난 1일 소셜미디어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한 사용자는 “아체 랑사(Langsa) 지역에 사는 친구가 홍수 피해자를 위한 무료 스타링크를 이용하려다 시간당 2만 루피아를 요구받았다”며 일론 머스크를 태그하고 대책을 호소했다. 공개된 왓츠앱 대화에는 가족들의 안부를 확인하려는 피해자들에게 핫스팟 비밀번호 제공을 구실로 돈을 요구하는 정황이 담겨 있었다.

추가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불과 5분 사용에 5천 루피아를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며 “무료 서비스임을 알려도 여전히 상황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가 공식 배포한 단말기를 사적으로 점유한 뒤, 마치 개인 소유 장비인 것처럼 속여 통행료 명목으로 돈을 받는 사례까지 보고되었다. 베네르 메리아(Bener Meriah) 지역 등에서는 특정 인물들이 다리를 건너는 주민에게 인당 2만 루피아를 요구하며 인터넷 접속 권한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처럼 재난 상황을 틈탄 악질적인 상술이 기승을 부리자 현지 여론은 들끓고 있다. 주민들은 피해자의 절박함을 이용해 사익을 취하는 행위가 명백한 범죄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현지 시민사회와 네티즌들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당국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스타링크의 무료 서비스 혜택이 중간에서 가로채지 않고 실제 피해자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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