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아 화폐개혁 논의 재점화… 재무부·중앙은행 “시기상조”

인도네시아 루피아 화폐개혁 디자인 Redenominasi Rupiah

재무부 장관 “화폐개혁은 중앙은행 소관”… 중앙은행 총재 “안정과 성장이 우선”

최근 인도네시아 재무부의 중기 전략 계획에 루피아 화폐개혁(Redenomination) 관련 내용이 포함되면서 관심이 집중됐으나, 정작 정책을 주관하는 재무부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 재무부 장관은 지난 14일 자카르타 재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루피아 단위 단순화 논의는 재무부 권한 밖의 사안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화폐개혁은 재무부 소관이 아니라 통화 당국인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전적으로 수행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푸르바야 장관은 해당 사안이 재무부 규정에 언급된 이유에 대해, 중앙은행과 국회가 합의한 ‘2025-2029년 중기 국가입법계획(Prolegnas)’에 포함됐기 때문이며 재무부는 이를 반영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략과 관련한 질문에는 “그 전략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중앙은행이 실행할 것”이라며 재무부의 직접적 역할이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실제로 푸르바야 장관이 서명한 ‘재무부 장관 규정 제70/2025호’는 ‘루피아 화폐 가치 변경에 관한 법률안’, 즉 화폐개혁 법안을 2027년까지 입안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정책의 즉각적인 시행보다는 법적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둔 단계로 해석된다.

한편 통화정책의 최종 책임자인 페리 와르지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 역시 화폐개혁이 현재 중앙은행의 최우선 과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일 국회 제11위원회 업무회의에서 “현재 BI는 루피아 환율 안정과 경제 성장 촉진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00루피아를 1루피아로 단순화하는 화폐개혁은 장기간의 철저한 준비와 거시경제 상황을 고려한 ‘적절한 시점’에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행 시기를 가늠할 구체적 지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앙은행의 신중한 태도는 화폐개혁이 자칫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화폐개혁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물가 안정, 견조한 성장세,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결국 루피아 화폐개혁은 중장기적 과제로 논의의 불씨는 이어지고 있지만, 당국이 현재의 경제 안정과 성장을 더 중시하고 있어 단기간 내 가시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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