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한 토지 개혁 이행으로 식량 주권을 실현하라” 인도네시아 농민 연합, 수백 명 운집해 정부 정책 전환 촉구… 6개항 요구 전달
10월 16일 ‘세계 식량의 날(World Food Day)’을 맞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심장부가 농민들의 절박한 외침으로 가득 찼다.
인도네시아 농민 연합(Serikat Petani Indonesia, SPI) 소속 농민 수백 명은 이날 오전 중부 자카르타 모나스(Monas) 남쪽 광장에 집결하여, 정부의 실질적인 토지 개혁 이행과 식량 주권 보장을 강력히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당초 대통령궁 앞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번 집회는 경찰의 불허 방침에 따라 장소가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토지 개혁 이행으로 식량 주권을 실현하자”는 구호 아래 모인 농민들의 목소리는 장소의 제약을 넘어 더욱 뜨겁게 울려 퍼졌다.
시위 현장에는 SPI의 깃발이 물결을 이뤘고, ‘식량 수입 중단’, ‘농민에게 토지를’ 등 농민들의 염원이 담긴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다.
특히 참가자들은 작은 볏단 위에 짚으로 만든 농부 인형을 세워,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통받는 소농들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휘 차량에 오른 한 연설자는 “진정한 토지 개혁이야말로 흔들리지 않는 식량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최우선 조건”이라고 역설하며, “정부는 국가 농업 기반을 잠식하는 무분별한 식량 수입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소규모 자작농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공정한 토지를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외침에 참가자들은 함성으로 화답하며 결의를 다졌다.
이번 시위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신정부에 농업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각인시키고, 구호에만 그치고 있는 식량 주권의 실질적인 확보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SPI 홍보팀의 안나 파네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정한 토지 개혁 없이 식량 주권이라는 목표는 한낱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점을 정부에 상기시키고자 한다”며 집회의 취지를 분명히 했다.
SPI 측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여전히 기업과 소농 간의 토지 및 농업 자원의 분배가 극심한 불평등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지역 농민들은 정당한 생산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식량 안보의 근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날 농민 연합은 프라보워 대통령에게 전달할 6개 항의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요구사항에는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농업 분쟁의 신속하고 공정한 해결, ▲기업 소유 토지의 토지 개혁 대상지(TORA) 편입 및 농민 재분배, ▲토지 개혁 가속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통령령 개정, ▲농민의 법적 지위와 권익 강화를 위한 식량법 및 협동조합법 개정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최근 급증하는 식량 수입 정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도 제기되었다. 농민들은 값싼 수입 농산물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농업 기반이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수방(Subang) 지역에서 온 농부 로힘(52) 씨는 “정부가 경쟁적으로 들여오는 쌀과 콩 때문에 국내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 농사를 지을수록 손해만 보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우리 땅에서 우리가 땀 흘려 지은 농산물이 수입품에 밀려 제값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정부가 수입업자가 아닌 자국 농민들의 생산물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정책을 펼쳐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한편, 경찰은 만일의 충돌 사태에 대비해 총 1,485명의 경력을 시위 현장과 대통령궁 주변에 배치하여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중부 자카르타 메트로 경찰서 측은 “시위 규모와 이동 경로에 따라 탄력적인 교통 통제를 준비했다”고 밝히며, “시민들께서는 대통령궁과 모나스 인근 지역을 우회하여 교통 불편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세계 식량의 날에 울려 퍼진 농민들의 외침은 값싼 수입 농산물에 의존하는 단기적 식량 공급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고, 지속 가능한 국내 생산 기반 구축과 농민의 생존권 보장이야말로 진정한 식량 안보의 시작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인도네시아 사회에 던지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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