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RH G10 / 강동진
인도네시아어와 말레이시아어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들 중 하나이다. 두 언어 모두 말레이어라는 공통의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두 나라가 서로 다른 역사와 식민지 경험을 거치면서 독자적으로 발전해왔다.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서로 거의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적지 않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이 관계는 한국어와 북한의 조선말의 관계와 유사한 점이 많다. 남북한은 같은 한민족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분단 이후 서로 다른 체제와 문화 속에서 살아오며 언어에 큰 변화가 있었다.
현재의 남한에서는 영어식 외래어가 그대로 사용되지만, 북한에서는 순화어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역사 덕분에 네덜란드어에서 유래된 외래어가 많다. 예를 들어, 사무실은 인도네시아어로 네덜란드어에서 유래된 ‘kantor’라고 하지만, 말레이시아어에서는 영어에서 온 ‘pejabat’으로 표기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예는 ‘경찰’을 부르는 말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polisi’라고 하는데, 이는 네덜란드어 ‘politie’에서 유래되었다. 말레이시아어에서도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공공 문서에서는 ‘polis diraja Malaysia(말레이시아 왕립 경찰)’처럼 영국식 표현을 더해 쓴다.
발음과 억양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인도네시아어는 비교적 부드럽고 억양이 평평한 편이다. 반면 말레이시아어는 전통 말레이어 발음을 더 보존하고 있어 조금 더 단단한 느낌이 난다.
한국어에서도 남한과 북한이 같은 한글을 사용하지만, 발음과 억양이 미묘하게 달라 처음에는 서로 생소하게 들리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두 나라가 공유하는 문화권 덕분에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다르지는 않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사람과 말레이시아 사람이 대화할 때는 ‘아, 이 단어는 우리랑 다르구나’ 하고 바로 맥락을 파악해 의사소통을 이어간다. 남북한 사람들도 처음에는 단어가 달라 헷갈릴 수 있지만 대화를 못할 정도는 아닌 것과 같다.
이처럼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역사와 문화, 국가 정체성을 반영하는 살아있는 존재이다. 인도네시아어와 말레이시아어의 관계는 같은 뿌리에서 시작된 언어가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며 어떻게 다양성을 가지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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