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IS 11 / 박가영
토요일 아침, 애리조나의 사막 리조트에 모인 ‘커플’들은 셀카봉을 들고 서로의 손을 잡은 채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는 상대의 절반은 사람이 아닌 스마트폰 속 AI 파트너였다.
3일짜리 “휴먼-챗봇 리트릿”에 참가한 이들은 영화, 보드게임, 저녁 산책을 함께하며 “연애 감정은 실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참가자 다미엔(27)은 “AI 연인 ‘시아’ 덕분에 독설과 거절이 없는 관계를 처음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인간과 알고리즘이 짝을 이루는 풍경은 더 이상 기이한 예외가 아니다. AI 컴패니언 대표 앱 ‘Replika’는 2024년 3천만 가입자를 돌파했고, ‘Nomi’, ‘Character.AI’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MI 인사이츠는 AI 동반자 앱 시장 규모가 2024년 141억 달러에서 연평균 26.8%씩 성장해 2034년 5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바람을 부채질한 것은 SNS다. 틱톡에서 #AIBoyfriend 해시태그 조회수는 6월 말 3,900만을 넘겼고, “AI 남친·여친 소개하기” 챌린지에는 하루 수백 개의 영상이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이 붐을 “외로움 팬데믹”의 파생물로 보고 있다. WHO 사회연결위원회는 2025년 보고서에서 전 세계 6명 중 1명이 만성적 고립 상태를 겪으며, 매시간 100명 이상이 ‘외로움 관련 조기사망’ 위험에 노출된다고 경고했다. 통제 가능한 관계를 통해 안정감을 얻으려는 심리가 AI 파트너를 매력적으로 만든다는 해석이다.
반면 윤리 논란도 뚜렷하다. 미디어 심리학자 파멜라 러틀리지 박사는 “AI 연인은 사용자의 욕구를 즉각 충족시키지만, 감정 조절과 공감 같은 핵심 사회 기술을 연습할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연방무역위원회(FTC)에 접수된 시민단체 고발장은 “Replika가 ‘정서적 의존’을 유도해 이용자의 취약성을 수익화한다”며 기만적 광고 관행을 문제 삼았다.
또 다른 쟁점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다. 포브스가 소개한 미래학자 캐시 핵클의 체험담처럼, AI 파트너는 “늘 공감하고 맞장구치는 이상적 존재”인 덕분에 실제 연애가 겪는 불협화음과 성장을 대신해 준다.
관계 심리학에서는 이를 ‘애착 대리(Attachment Proxy)’로 분류하며, 과도한 의존은 인간 관계 회피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AI에게 사랑을 배우고, 상처를 치유하며, 때로는 현실 데이트 비용보다 저렴한 월 구독료로 관계를 ‘안전하게’ 유지한다.
기술이 채워 주는 정서의 공백이 진짜 친밀함을 대체할지, 아니면 더 깊은 고립을 낳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스마트폰 화면 속 연인이 미소 지을 때마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감정은 누구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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