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AI·반도체로 디지털 경제 대국 야망… “2030년, 세계 기술 지도에 오를 것”

‘경제 성장과 형평성을 위한 과학 기술’을 주제로 열린 ‘2025 인도네시아 과학기술산업 컨벤션(KSTI)’ 2025.8.9

6대 핵심 전략 발표… 인프라·인재·생태계 동시 육성으로 글로벌 공급망 편입 목표
아세안 디지털 경제 협정 주도하며 역내 리더십 강화… 젊은 세대가 혁신 동력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을 양대 축으로 삼아 2030년까지 글로벌 디지털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발표했다.

급변하는 세계 기술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제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경제 성장과 형평성을 위한 과학 기술’을 주제로 열린 ‘2025 인도네시아 과학기술산업 컨벤션(KSTI)’에서 푸조 세티오 경제조정부 차관보는 정부의 구체적인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푸조 차관보는 기조연설에서 “AI는 매우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안과 윤리적 책임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며, “인도네시아는 AI와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가치 사슬에 성공적으로 편입하여 국가 경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 ‘6대 핵심 전략’ 기반… 디지털 경제 생태계 전면 구축

인도네시아 정부가 제시한 디지털 경제 전환의 핵심은 ‘6대 전략’에 집약된다. 2030년까지 세계 AI 및 반도체 경제 지도에 이름을 올린다는 목표 아래, 정부는 ▲견고한 연결성 인프라 강화 ▲글로벌 수준의 유능한 인적 자원 개발 ▲안전한 비즈니스 생태계 및 사이버 보안 조성 ▲국가 주도의 연구 및 혁신 증진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우호적인 환경 조성 ▲기술 발전에 부응하는 적응형 규제 마련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산업 육성에 그치지 않고, 인프라부터 인재, 제도, 투자 환경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경제를 뒷받침할 국가 시스템 전반을 체계적으로 혁신하겠다는 종합적인 계획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러한 다각적 접근이 첨단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고, 전통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며,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향상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AI·블록체인 컨소시엄 가동… 실질적 성과 창출 박차

정부의 계획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이미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운영 중인 기술 컨소시엄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무역 트렌드 분석과 시장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AI 무역 컨소시엄’이 구성되어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전자상거래 컨소시엄’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특히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이버 보안 역량 강화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사이버 보안 컨소시엄(IPPAS)’을 출범시켜, 차세대 보안 전문가와 화이트 해커 양성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국가 최우선 과제 ‘디지털 인재’… 아세안 협력으로 시장 확대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전략의 성패가 결국 ‘사람’에게 달려있다고 보고, 디지털 인재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현재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력과 실제 공급되는 인력 간의 격차, 즉 ‘디지털 인재 격차’가 연평균 6.91%씩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며, 실무 중심의 ‘프로젝트 기반 디지털 인재 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해 산업 현장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푸조 차관보는 “밀레니얼과 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세대는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자산”이라며, “이들이 최신 디지털 기술과 AI 활용 능력을 갖춘다면 창조 경제를 이끌 혁신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나아가 인도네시아는 아세안(ASEAN) 역내 협력을 통해 디지털 경제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30년까지 1조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아세안 디지털 경제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세안 디지털 경제 기본 협정(DEFA)’의 조속한 이행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DEFA가 성공적으로 이행될 경우, 아세안 디지털 경제 규모는 예측치를 뛰어넘어 최대 2조 달러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번 발표는 인도네시아가 단순한 자원 부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술 허브이자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리더로 발돋움하겠다는 강력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담대한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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