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재협상에서 ‘광물 동등대우·제품 구매 확대’ 요구… 인도네시아, ’34조 구매’ 맞불

▲아일랑가 경제조정부 장관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정부대표단이 미국에서 관세문제를 협상하고 있다. 2025.4.21. 사진 경제조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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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관세 폭탄 앞둔 미-인도네시아 무역 협상, ‘주고받기’
양상으로 긴장 고조 인도네시아, 보잉 항공기·원유 등 대미
구매 계획 ‘협상 카드’로… 아일랑가 장관 최종 발표에 쏠린 눈

[자카르타=한인포스트] 미국이 32%에 달하는 고율의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양국 간 팽팽한 물밑 협상 내용이 일부 공개되면서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응해 국영기업을 동원한 대규모 구매 계획을 협상 카드로 내세우며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 장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자카르타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6위원회 실무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진행 중인 대미(對美) 무역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혔다.

그는 “관세 전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이러한 결정은 인도네시아 투자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일자리 창출을 저해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美, 광물 투자 차별 철폐·자국산 제품 구매 확대 ‘압박’

에릭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인도네시아에 두 가지 핵심 사항을 요구했다.

첫째는 니켈 등 핵심 광물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에서 미국 투자자들이 다른 국가 투자자들과 차별 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이는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의 광물 시장에 대한 미국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둘째는 미국산 제품 구매를 대폭 확대해달라는 요구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현재 약 4%에 불과한 인도네시아의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을 예로 들며, 이를 25~30% 수준까지 늘려줄 것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에릭 장관은 “비중을 늘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기면서도, “특정 국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무역 균형을 신중히 고려할 것”이라며 국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인도네시아, ’34조 루피아’ 구매 계획으로 맞대응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맞서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는 약 34조 루피아(약 3조 원) 규모의 대규모 구매 계획을 준비하며 협상 지원에 나섰다.

에릭 장관은 “우리 부서가 공식 협상팀은 아니지만, 거래 조건 및 국영기업의 준비 태세 측면에서 정부 협상팀을 위한 강력한 지원 시스템(support system)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구매 계획의 핵심은 국영 항공사 가루다 인도네시아의 보잉 항공기 79대 신규 구매와 국영 정유사 페르타미나의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다.

이는 미국의 대(對)인도네시아 무역 적자를 해소하고, 양국 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완화하려는 인도네시아 측의 성의 표시이자 전략적인 ‘협상 카드’로 해석된다.

에릭 장관은 이 외에도 국영기업 생태계 전반에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미국산 제품의 구매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며 추가적인 협상 카드를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모든 관심은 협상의 최종 결과를 발표할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부 장관에게 쏠리고 있다. 에릭 장관 역시 “32% 관세 부과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최종 협상 결과 발표는 전적으로 아일랑가 장관에게 일임했다”며, “국영기업부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신속하게 대응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재차 확인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 속에서 펼쳐지는 양국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인도네시아 정부가 미국의 관세 장벽을 피하고 국익을 지켜낼 묘수를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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