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사카 제철, 인도네시아 시장 전격 철수… 칠레곤 공장 셧다운

합작사 ‘크라카타우 오사카 스틸(KOS)’ 운영 중단 결정
내수 침체·경쟁 심화·인프라 예산 삭감 ‘삼중고’… 구조적 적자 못 버텨
4월 생산 중단·6월 출하 종료… 인도네시아 철강 산업 ‘적신호’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일본의 유력 철강 제조업체인 오사카 제철(Osaka Steel Co., Ltd.)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

현지 국영 철강사인 PT 크라카타우 스틸(PT Krakatau Steel Tbk, KRAS)과 야심 차게 출범했던 합작 투자 회사 ‘PT 크라카타우 오사카 스틸(이하 KOS)’의 운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의 장기 침체와 맞물려 현지 철강 산업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오사카 제철은 최근 공식 성명을 통해 KOS의 운영 중단 및 인도네시아 사업 철수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반텐주 칠레곤에 위치한 공장 폐쇄를 포함한 이번 조치는 2026년 1월 23일 열린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 ‘반짝 흑자’ 뒤 찾아온 구조적 위기… 버티기 힘들었다

오사카 제철 경영진은 이번 철수 결정의 주된 배경으로 ▲지속적인 재정 손실 누적 ▲심화되는 시장 경쟁 ▲2025년 초 예정된 인도네시아 정부의 인프라 예산 삭감에 따른 수요 급감을 꼽았다.

비스니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오사카 제철의 타니 준이치 대표이사 사장은 “내수 부진으로 인해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한 상황에서 경쟁사들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며 수익 마진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축소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조적인 잉여현금흐름(FCF)이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함에 따라 KOS의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KOS는 지난 2021년 일시적으로 흑자를 기록하며 반등의 기회를 엿보았으나, 2022 회계연도부터 실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이후 수년간 순손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경영난이 가중되었다. 타니 사장은 “현재의 시장 구조와 사업 모델로는 더 이상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사업을 접고 KOS의 모든 활동을 점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오사카 제철은 당초 사업 지속성을 위해 KOS 사업권을 제3자에 매각하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이마저도 불발되면서 결국 ‘청산’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알려졌다.

◆ 4월 생산 라인 멈춘다… 6월엔 완전 철수

오사카 제철이 발표한 타임라인에 따르면, 칠레곤 공장의 생산 활동은 오는 4월 30일을 기점으로 전면 중단된다. 이어 재고 소진 등을 거쳐 6월 30일부로 모든 제품의 출하가 종료될 예정이다.

KOS는 오사카 제철이 86%의 지분을,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 KRAS가 14%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법인이다. 설립 당시 1억 달러(약 1,300억 원)에 달하는 납입 자본금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을 겨냥한 형강 및 철근 생산에 주력해왔다. 2017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지 불과 7년여 만에 문을 닫게 된 셈이다.

오사카 제철 측은 향후 사업 철수와 관련된 세부 절차 및 청산 일정에 대해 파트너사인 크라카타우 스틸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 인도네시아 철강업계 ‘충격’… 공급망 재편 불가피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철수를 넘어 인도네시아 철강 산업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KOS가 담당해 온 형강 및 철근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내수 시장 수급에 일시적인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지 파트너인 크라카타우 스틸(KRAS) 역시 난관에 봉착했다. 합작 파트너의 이탈로 인해 공급망 재설계와 비즈니스 전략 수정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산업 전문가들은 이번 철수가 인도네시아 철강 부문이 직면한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철강 수요는 정부 주도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정부 예산 감축이나 정책 변화가 곧바로 기업의 생존 위기로 직결되는 구조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KOS의 칠레곤 공장 폐쇄는 ‘제조업 육성’을 외치는 인도네시아 정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외 수요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해외 투자 기업의 이탈을 막고 중공업 부문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 인센티브와 인프라 개발 지원 정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편, 한국 포스코(POSCO Korea)는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기업 크라카타우 스틸(PT Krakatau Steel)과 합작법인인 크라카타우 포스코(Krakatau Posco)을 운영하고 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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