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불러온 코모도 국립공원의 변화

박새미 / SIS 11

발리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대표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코모도 국립공원은 멸종 위기 희귀종인 코모도 왕도마뱀의 서식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 1986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 및 인간과 생물권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코모도 국립공원은 린차섬(Rinca), 파달섬(Padar), 코모도섬(Komodo), 이 세 개의 주요 섬을 주축으로 총 29개의 화산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코모도 왕도마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육지 동물들과 해양 생물들도 볼 수 있다. 여러 종의 뱀과 도마뱀을 비롯한 개구리, 새 또 코모도의 주요 먹이가 되는 사슴, 말, 물소 등의 동물들 생활도 하나의 구경거리이다. 특히 해양 동물군은 놀랍도록 다양하다. 1000 종 이상의 물고기부터 70종의 해면동물 그리고 여러 종의 돌고래, 고래 및 상어까지 포함한다.

이렇게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이유여서인지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즐기는 것 또한 코모도 국립공원에서 유명하다. 코모도 국립공원은 아시아 태평양 산호 삼각지대의 중심부의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해양 환경 중 하나이다. 깨끗한 물의 투명성과 다양한 해양생물의 조화로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지는 바닷속 풍경을 만끽하는 것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유명한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까지 코로나의 영향으로 외국에서 코모도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 가운데 멸종 위기에 처한 코모도 왕도마뱀의 개체 수가 늘어나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코모도 왕도마뱀은 코모도 국립공원 안에서도 코모도섬, 린차섬, 플로레스섬 등에서 서식하는 희귀종의 대형 도마뱀으로 다 자란 코모도 왕도마뱀의 길이는 약 3m, 무게는 약 70kg에 달하며 이보다 더 무거운 개체도 많이 발견된다. 현재까지 기록상으로 가장 큰 개체는 길이 3.13m에 몸무게 166kg을 육박한다고 한다.

코모도 국립공원의 코모도 왕도마뱀 개체 수는 2014년 3천93마리에서 2018년 2천897마리로 점차 줄어들어 문제가 된 바 있다. 주변 지역에서 배를 타고 코모도 왕도마뱀의 주 먹이가 되는 사슴, 물소, 야생멧돼지 등을 잡아가는 사람들로 인해 먹이가 부족해진 코모도 왕도마뱀들이 서로 잡아먹게 되면서 개체 수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2018년 한 해 약 18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관광객 수가 폭등함에 따라 쓰레기 투기 등 환경오염 문제도 발생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0년에 최소 1년간 코모도섬을 폐쇄하는 방안과 1천 달러의 연간 회원권 제도를 도입해 관광객 수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2019년 말부터 퍼진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같은 해 4월부터 장, 단기 체류비자 소지자 등을 제외한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게 되었다.

코모도 국립공원 관리소 직원 무하맛 이크발 푸트라는 코모도 왕도마뱀 개체 수가 2019년 3천 22마리에서 2020년 3천 162마리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관광객 증가가 코모도 왕도마뱀 서식지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코로나 사태로 관광객 수가 줄면서 해변에 밀려오는 쓰레기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밖을 자유롭게 활보하지 못하는 등 많은 불편함을 겪었지만 이에 반해 지구 환경은 활기를 되찾는 추세를 보인다. 2019년 12월부터 퍼진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여행이나 관광뿐만 아니라 바깥 활동이 대폭으로 감소하면서 많은 지역에서는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 등의 대폭적인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 제한 조치 등을 실행하게 되면서 대기오염의 주범이 되는 이산화질소와 같은 오염물질의 배출 또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하여 여러 나라에서는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진 시기에 이산화질소 농도가 현저히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공위성으로 수집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중국 내 이동제한령이 내려지는 동안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전년보다 30% 감소했다. 이어 한국은 집단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던 같은 해 2월부터 7월까지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과거 5년간 같은 기간 평균보다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행이 금지됨에 따라 사라진 비행기 운항으로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던 비행운들의 감소도 지구 대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 일상에 정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가 사는 주변 환경과 자연을 돌아보고 살펴보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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