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1997~98년”… 글로벌 금융시장 ‘평행이론’

FT 기고문 "유가 하락강달러美금리 인상 전망 똑같아"

(2015년 2월 23일)

글로벌 금융시장이 현재 맞닥뜨린 상황은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진 1997~98년과 흡사하다는 주장이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제기됐다. 불길한 ‘평행이론’이다.

국제금융 전문가인 사티아지트 다스는 23일 FT 인터넷판에 실은 기고문에서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달러화 강세,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1997~98년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요건이 글로벌 저성장과 저물가,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 정책 등과 만나 새로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시나리오다.

그의 말대로 1997~98년 당시를 되돌아보면 지금과 비슷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저류가 발견된다.

일단 1997년 초 배럴당 26달러를 웃돌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1999년 말에는 절반 수준도 안 되는 11달러대까지 하락한다.

이런 와중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997년 3월 2년여 만에 긴축을 단행, 기준금리를 5.50%로 25bp 올리면서 아시아 외환위기의 불을 댕기게 된다.

달러-엔 환율은 1997년 초에는 115엔대를 보이다가 1998년 8월에는 146엔대까지 상승한다.
달러-엔은 아시아 외환위기 격화로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연준이 1998년 9월부터 다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뒤에야 하락세로 돌아선다.

다스는 새로운 위기는 ▲강달러 여파에 따른 미국 주가 하락 ▲에너지섹터 및 신흥국 채권시장의 압박 격화 ▲신흥국 부채의 대외 취약성 심화 ▲달러화 유동성 부족 문제 대두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채시장 불안 등의 순서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에 대한 논거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편입 기업 매출의 40%가 해외에서 나온다는 점 ▲에너지섹터가 미국 고수익 회사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까지 커졌다는 점 ▲신흥시장 해외채의 75%는 달러화로 발행됐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다스는 선진국 중 가장 순항 중인 미국 경제도 이 같은 위기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고 짚었다.

에너지섹터는 S&P 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 지출의 대략 25%를 차지하고 있어, 저유가가 미국의 투자와 고용 등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스는 시장은 정부가 자산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느라 정책 여력이 소진된 까닭에 새 위기에 대응할 여력은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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