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태국 밧화 강세…날개 꺾인 수출·관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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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바트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6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수출과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태국 중앙은행이 바트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직접 개입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강세는 쉽게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불확실성 증대에도 오히려 강세…왜?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태국 밧화 환율은 전일 종가 기준 달러당 30.174밧(약 1170.45원)을 기록했다. 밧화는 지난해에만 달러 대비 9% 절상됐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경우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흥국 통화인 태국 밧화가 초강세를 띄는 것은 이례적이다. 인근 인도네시아가 1달러당 1만3958루피로, 0.20% 평가절하되고 말레이시아 역시 0.15% 절하된 4.1083링깃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밧화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태국의 높은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고가 밧화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얘기다.

시암상업은행 경제정보센터(EIC)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국민총생산(GDP) 대비 6.4%를 기록했다. 이는 IMF의 전망치인 6%보다 웃도는 수준이며 일본의 두배에 달한다.

또 태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는 약 2200억 달러로, 인접국가인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의 2배에 달한다. 태국 정부가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밧화 가치가 폭락한 경험을 교훈 삼아 꾸준히 외환보유고를 늘려왔기 때문이다.

◆밧 강세로 관광업·수출 직격탄
밧화 가치는 높지만, 태국 GDP의 2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에는 악영향이다.
태국 관광스포츠부가 발표한 지난해 1~11월 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수는 전년 동기대비 4.44% 증가한 3587만명으로 집계됐다.

규모로는 1조7400억 밧으로 같은 기간 3.67% 증가했지만, 당초 태국 정부가 예상한 관광객 수인 4000만명에는 크게 못 미친다. 관광스포츠부는 세계 경제 둔화와 바트화 강세로 국제 방문객의 목표치를 두 차례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기존 4230만명에서 4020만명으로, 이후 3980만명으로 목표치를 조정했다. 관광스포츠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수를 4008만명으로 예측했다.

태국 관광산업 위축은 위안화 대비 밧화 가치 강세가 결정적이다. 관광객의 30%가 중국인 관광객인데, 이들의 방문이 대폭 줄어든 탓이다.

태국 여행사협회는 관광 수입감소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관광스포츠부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복수입국 비자를 부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 밧화 강세로 수출 부진까지 이어져 지난해에만 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조사된 데 이어 올해에도 3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 정부,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등 직접 개입도
지난 12월26일 태국 밧화는 달러대비 30.226밧으로 급락했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중앙은행이 밧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직접 개입한 것이다.

태국 정부는 밧화를 약화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을 꺼내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밧화 강세로 수출과 관광업이 축소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자 지난해 8월 2015년 이후 4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5%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산티프라홉 태국 중앙은행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진 않겠지만 만약 경제성장률 목표치에 달성하지 못하면 2020년도에 추가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자본통제도 완화했다. 지난해 10월 태국 중앙은행은 해외로 돈을 더 쉽게 송금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금융당국은 단기 자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어음판매를 줄이기도 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경상수지 흑자, 자본유입, 높은 외환보유고 등으로 밧화 강세를 낮추기 위해 달러를 적극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2020년 밧화가 30밧에서 30.2밧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sia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