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SKY 캐슬을 보십시오

박수민/ BINUS 10

“쓰앵님~”, “어머니,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등 많은 유행어를 만들어낸 화제의 드라마가 있다. 이 드라마는 다름 아닌 현재 JTBC에서 방영되고 있는 ‘SKY 캐슬’이다.

이 드라마는 점점 치열해지는 입시 전쟁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명문대에 가려고 하는 욕망에 휩싸인 한국 사회를 잘 담아낸 작품이다.

이 드라마의 배경은 드라마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이다. SKY 캐슬의 주민들은 엄청난 재벌가의 자손은 아니지만, 최고의 대학을 나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산을 대물림하기보다는 자식들을 서울대 의대 혹은 하버드와 같은 명문대에 보내는 방법으로 자신의 학벌과 지위를 세습하려 한다. 즉, 이들의 목표는 서울대 의대, 하버드 등 명문대이다.

하지만, 이를 성취하려는 엄청난 욕망에 휩싸여 SKY 캐슬의 주인공들은 모든 초점을 자식의 명문대 입학에 맞춘다.

그래서 SKY 캐슬의 주인공들은 서울 의대 합격증을 내던지고 가출한 아들을 못 견뎌 자살한 이웃의 처참한 모습을 목격하고도, 수십억 원을 들여 위험한 입시 코디네이터를 고용한다.

아이들의 친구가 살해되고 또 다른 친구는 살인 용의자로 지목됐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그저 경쟁자가 없어졌다는 것으로만 인식한다.

어떻게 보면 진부하기 그지없는 내용일 수도 있었을 텐데, 이 드라마는 왜 이렇게 화제가 되는 것일까?

첫 번째로, 시청자들은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토론 프로그램 등에서 교육을 둘러싼 이야기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분석하는 것을 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자식을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입시 경쟁 등 교육을 둘러싼 이야기가 뜨겁지만, 토론 프로그램 등 주류 미디어라고 여겨지는 곳에서는 이에 대한 이야기가 충분히 오가지 않았고, 이 이야기를 다룬다고 해도 피상적인 분석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 현실을 날카롭게 잘 반영하는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나왔기 때문에 이는 화제가 되는 것 같다.

더불어, 이 드라마는 진부하지 않고 현실을 잘 반영하여 그린 드라마이기 때문에 많은 인기를 끄는 것 같다. 많은 흥행 드라마 공식에는 로맨스, 막장 요소 혹은 재벌가와의 사랑,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등이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는 그 흔한 로맨스도 극의 중심이 아니다.

이 드라마에는 오직 명문대를 보내려고 하는 학부모들의 욕망이 있고 또 그 기대를 어떻게든 충족하려는 자녀들의 욕망이 있다. 또한, 이 드라마에는 선과 악도 분명하지 않다. 이는 우리가 사는 현실과 유사하게 서로의 욕망과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흑과 백 그리고 선악이 분명하지 않은 구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이다. SKY 캐슬의 SKY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뜻하기도 하지만 스카이캐슬은 경기도 광주에 있는 유명한 봉안당 이름이기도 하다.

그리고 스카이캐슬의 OST의 제목은 ‘We All Lie’(우리는 모두 거짓말을 한다.)이다. 이와 같은 요소를 통해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는 결국 SKY 캐슬 주민들 그리고 현실 사회에 사는 우리가 모두 쫓고 있는 명문대 그리고 획일화된 기준들이 허무하고 허상의 것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에게 M사이즈의 옷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사이즈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획일화된 기준의 경계를 허물고 각자의 몸에 맞는 옷을 입을 수 있을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각자 자신을 ‘전적으로 믿고’ 이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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