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뇨냐 꼬레아와 사는 이야기 (4)

이 공간은 인도네시아 한인 여성 인터넷 커뮤니티 ‘뇨냐 꼬레아’의 기고란입니다. 다음카페 뇨냐 꼬레아는 2005년 만들어졌으며 현재 회원 수 4,900 여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한인여성들의 소통 공간입니다.

인도네시아의 한국아이들
  인니에서 한국 사람으로 사는 건 아이들이 spoil 되기 쉬운 환경인 듯하다.  여기 아이들, 국가와 인종을 떠나 어른에게 공손한 자세를 취하고 힘든 일을 스스로 하거나, 남을 배려하는 것이 부족한 게 한 눈에 보인다. 자기들보다 나이 많은 기사나 가사 도우미를 마치 아래사람 생각하듯 학교 끝나면 으레 자기 책가방을 기사에게 건네 주는 모습이 정말 보기 안 좋다. 어차피 여기 인니에서 계속 귀족 아이처럼 살 거면 모르겠지만 나중에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 직장 생활을 할 아이라면 그런 자세로는 어디 가서 취직도 어려울 것이고, 취직을 해도 직장 생활을 견디지 못할 거 같다. (비밀의 화원 : 익명 토론방 중에서)

어린이[답글1]맞아요. 안 좋아 보이고, 부모님이 어찌 가르치나 싶고, 아기들 보는 유모보고도 이부냐 시아빠? 큰소리 땅땅 치고 인니사람들 무시하는 동네 꼬마 보면 부모가 어떤 사람인가 싶어요.내 애라도 이렇게 하지 말아 야지 하다가 도 나쁜 건 더 먼저 배운다 던데 싶어서 안타깝네요.

[답글2]맞습니다. 아이들은 고등학생이건 유치원생이건 아이들이 누가 도와주는 건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가끔 나무라거나 한국말로 욕을 하는 것도 보여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기사나 가사도우미들이 자기들끼리 만나면 우리 가정교육까지 흉 본다고 해요. 우리 그러지 말고 좀 고상하고 품위 있는 한국사람 됐으면 좋겠어요.

[답글3]품위는 힘든 일을 스스로 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인니에서 더욱 느끼게 되더라구요. 사람을 다루는 일이 결국에 그렇구나. 용서와 섬김과 배려가 아님 힘 들더군요.

[답글4]저도 항상 그게 궁금했는데…왜 다 큰애들이 차에서 내릴 때 자기 가방 하나 안 들고 내리는지.. 두 세명 애들 가방에 도시락가방에.. 왜 뒤늦게 기사가 그걸 꼭 낑낑 들고 올라오게 하는건지..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 정도면 모를까.. 다 큰애들이 맨몸으로 뭐 먹어가며 차에서 몸만 쏙 빠져나오는 모습  보기 좋지는 않더라구요.

[답글5]학생들의 입장도 이해는 가요. 특히 자동차만 타고 다녀야 하는 조건의 인도네시아라는 환경 때문에 차에서 타고 내릴 때 옆을 지나가는 오토바이도 너무 위험합니다. 기사에게 문을 열어주라고 저는 시키는 편입니다. 게다가 만성이 된 교통정체 때문에 대부분 아이들이 차에서 잠이 듭니다. 비몽사몽애 차에서 내리고 가방을 들고 나오기 힘들 때가 많아요 사고가 날 수 있거든요. 하지만 평소에 기사나 가사도우미에게 바빡, 이부라고 부르고 예의를 지키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Nyoko 생각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에 살게 되면서 우리는 참 많은 편의를 누리고 삽니다. 물론 고향을 잃은 그리움과 부모 친지를 떠나온 외로움은 있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풍요로운 열대의 과일들, 친절한 이웃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정일을 도와주는 많은 도우미들을 부담없이 고용하고 수고를 덜 수 있다는 점은 한국에 사는 지인들에게는 단연 부러움의 대상이지요. 하지만 자칫 우리의 아이들이 고용인들에게 막대하거나 인도네시아라는 특별한 상황에서 누리는 혜택을 당연시 하게 되기도 합니다. 일부의 이야기이겠지요. 대부분의 우리 아이들은 고용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의 일은 스스로 해결하는 아이로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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