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경제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루피아화 심리적 저항선 미 달러당 13,000대. 1분기 실적 주요 기업 기대치 미미.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과 종합주가지수 하락. 국채금리 상승기조

이화수 부행장/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 한인포스트 경제분야 칼럼리스트

2015년 5월 5일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에서는 일본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강등했습니다. 일본은 최근 아베노믹스의 바람을 타고 기업들의 실적개선, 주식시장 활황을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돈을 풀어 경기를 진작한 뒤, 세율을 올려 부채를 줄인다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국가부채는 GDP 대비 235%로 증가해 세계 1위가 되었습니다. 소비세 인상 등의 세수확대 방안은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치로부터 새로 부여받은 등급 A는 한국보다 두 단계 낮고, 중국보다 한 단계 낮은 것입니다. 이로 인해 100엔당 원화는 900원이 무너져 4월 29일 896원을 기록했습니다. 한국 수출업체들은 유탄을 직격탄보다 강하게 맞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미국의 경우도 달러화 강세가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S&P500에 포함되어 있는 업체들 중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71%가 매출 감소를 겪었고, 55%의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경제에도 경계를 요구하는 노란불이 켜진 것 같습니다. 지난해 유류보조금 개혁을 통한 정부재정 안정화, 외국인투자 증가 등 대내외 우호적 여건이 조성되어왔지만, 최근 사정이 급변하는 모습입니다.

루피아화는 심리적 저항선인 미 달러당 13,000대를 계속 입질하고 있습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들의 알맹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과 이에 따른 종합주가지수 하락이 이어졌습니다. 국채금리 또한 상승기조를 보이는 등 신호등이 언제 빨간색으로 바뀔지 조마조마했던 한 주였습니다.

루피아화 환율은 4월 29일 수요일, 미달러당 12,937루피아로 전주 대비 미달러당 17 루피아 하락했습니다. 장중 13,000 루피아를 넘어기도 했지만, 종료시점에는 다시 13,000 루피아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화 환율은 한 주 동안 마치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4월 29일 수요일 미 달러당 1,068.1원으로 전주 대비 15원 하락해 1.4% 평가절상되었습니다.

3월말 미 달러당 1,100원 대였던 환율이 거의 일주일마다 10원씩 빠지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미 달러당 1,110원이었던 3월 31일 대비 4월 29일 환율은 42원이 하락해 3.92%의 평가절상을 보인 것입니다.

4월 29일 100 루피아 당 원화는 전주 대비 0.11원 하락한 8.32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는 힘들게 산을 올라가는 것 같은 모양을 보이며, 4월 29일 전주 대비 0.25%p 상승한 7.77%로 마감했습니다.

종합주가지수는 4월 29일 전주 대비 331 포인트 하락한 5,436 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량은 일평균 7조 6천억 루피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모습이라기 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한 결과입니다.

JCI, 급락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경기와 주요 기업들의 시원찮은 1분기 실적들이 발표되면서, 한마디로 매도압력이 거세게 불어닥쳤습니다.
지난 4월 27일 월요일에는 지난 금요일 대비 종합지수가 190 포인트 하락했고, 화요일에도 장중 낙폭이 형성되었다가 오후 들어 전일 수준의 회복을 겨우 보이며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4월 29일에는 다시 전일 대비 137포인트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거래량은 27일 9조 9천억 루피아, 28일 7조 2천억 루피아를 보였지만, 큰 낙폭을 보이는 상황에서의 늘어난 거래량인 점을 감안해 볼 때 크게 반갑지만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실제 27일과 28일 양일간 빠져나간 외국인자금은 4조 6백만 루피아에 이르렀습니다.
사무엘 증권의 Lana Soelistianingsih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심하게 떨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주요 기업들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건 이미 예측되었던 겁니다. 경기가 침체되어 있다는 것도 새로운 소식이 아닙니다. 그래서 의아스러운 상황인데요, 다만 한 가지 설명 가능한 것은 이렇습니다. 즉, 루피아화가 약세를 이어나가는 상황을 확인하게 되니까 투자자들 사이에 ‘나갈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Universal Broker의 Satrio Utomo 수석연구원은, “이번 기업실적 발표는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을 보면, 열 곳 중 여덟 곳이 예상을 밑돌았습니다. 평균 15%의 수익증가를 예상했지만, 발표치는 1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너무 높게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경기도 기업들도 모두 힘든 모양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주까지도 별로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5월 초에 발표될 여러 지표들이 썩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종합주가지수가 5천 아래로 떨어질 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4월 7일 조코위 대통령이 증권거래소를 방문했 때 5,523 포인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습니다. 그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구조적 취약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도네시아에서는 늘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OJK, LTV 완화 분위기
인도네시아 금융청 (OJK)과 중앙은행은 시중에 자금이 더 풀리게 하기 위해 담보자산의 평가액 대비 대출한도인 LTV를 조정하려 한다는 소식입니다.
OJK의 Muliaman D. Hadad 위원장은 “손 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중앙은행과 협의 중에 있습니다. 경기가 다소 침체되는 모습인데요, LTV 조정이 이루어지면 주택 관련 산업에 좀 더 자금이 흘러 들고, 활기를 보일 거라 기대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당국이 규제하고 있는 LTV는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대출 부문입니다. 2012년에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대출이 급속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부동산 투기를 막고자 지난해 강화된 내용이 시행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시행 중인 내용을 보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70 평방미터 초과 주택의 경우 최초 구입하는 경우 평가액의 70%까지, 두번째 주택 구입시 60%, 그리고 세번째부터는 50%까지만 대출이 가능합니다. 자동차대출은 차종에 따라 70~80%까지 가능합니다.
당초 LTV 시행은 관련 대출이 급격히 증가하며 불안감이 조성되었던 당시 상황에서 속도를 조절하는데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2012년에는 해당 증가율이 21.7%를 보였던 데 비해, 2014년에는 가계대출이 12.6% 증가에 그치며 316조 5천억 루피아의 잔고를 기록했었습니다.
BNI의 소비자금융 부문 Anggoro Eko Cahyo 이사는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은 5.1% 증가한 33조 3천억 루피아를 기록했었습니다. 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15~17%로 예상하고 있는데, LTV가 완화되면 목표를 초과하게 되리라 예상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BCA의 경우에도 지난해 당국의 LTV 강화조치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이 정체를 보였다고 합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4분기에는 금리를 자체적으로 인하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 LTV 완화를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토끼가 급하게 뜀박질을 하는 것처럼 주택임차료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주택구입을 활성화해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하는 분위기인데요, 외국인도 고급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게 고치겠다던 약속도 곧 시행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고속철도 타당성 검토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반둥-수라바야를 잇는 고속철도 도입 여부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해당 개발계획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고속철도 부문 선진국에 들어선 중국과 기존의 강자 일본이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허가를 해줬다고 합니다.
국가개발부 Andrinof Chaniago 장관은 “투자자들로부터 먼저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고속철도 도입이 필요한가는 국민이 결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중산층 이상에 충분한 수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투자자들이 타당성 조사를 하게 될 겁니다. 해당 비용을 정부에서 부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국과 일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서로 합의한다면 양측의 공동조사도 가능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투자의향이 있는 중국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이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Andrinof 장관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현정부는 현실성이 높지 않은 고속철도에 별 관심을 갖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오히려 지방 및 도서지역 개발이 더 우선순위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본국제협력청이 실시한 1차 타당성 조사에서는 62억 불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고, 중국측의 조사결과는 연말께 완성될 예정입니다. 일본 것이든, 중국 것이든 편리하고 안전한 고속철이 생긴다면 좋겠습니다. 만약 한국의 KTX가 그 사업을 시행한다면 우리의 자긍심이 더욱 커질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운 바램도 가져봅니다.

공항철도 개설 계획
국영 철도회사인 Kereta Api Indonesia, 즉 KAI에서는 Railink라는 자회사와 함께 2조 5천억 루피아 규모 사업비를 들여 2016년 말까지 수까르노-하따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공항철도를 건설한다고 합니다.

이번 사업은 Tangerang의 Batu Ceper역에서 시작해, 북부 자카르타의 Pantai Indah Kapuk역, 중부 자카르타의 Tanah Abang역, 그리고 남부 자카르타의 Manggarai역에 이르는 총 연장 12 킬로미터 규모입니다.

그리고 Tanah Abang역과 Manggarai역 사이에 위치한 Sudirman역에서 서게 되는데, 이 곳에서 현재 도심을 뒤집어 놓고 공사중인 MRT와 환승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수까르노-하따 공항은 연 6천 2백만 명이 이용 중입니다. 처리능력의 거의 세 배에 이르는 숫자인데요, 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규 터미널 공사가 완료되면 처리규모가 연 6천 1백만 명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시간은 전체 구간을 달리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한 시간 미만으로 예상되고, 요금은 편도 10만 루피아가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 서민들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가슴 졸이며 공항을 오가는 일을 생각하면 한 편으론 빨리 완공되기를 바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세무 관련 프로그램 출시

인도네시아는 법인세의 경우 단일세율이 적용되는 등 한국에 비해 다소 간소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막상 당사자로서 세무 관련 업무를 직접 하기는 엄두가 나지 않으실 겁니다.

지난 2014년 9월 프랑스계 Achilles Advanced System이라는 회사는 OnlinePajak이라는 이름의 무료 세무 소프트웨어를 출시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세금 계산, 납부 및 신고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납세 대상 사업자가 500만 곳 정도라고 합니다. 이 중 제대로 세무를 처리하는 곳은 55만 곳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하는군요. 이들 중 지난해 OnlinePajak 출시 후 약 6천 곳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구입해서 사용 중이라고 합니다.

Charles Guinot 대표이사는, “향후 2년 내에 10만 곳의 사업장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계획입니다. 그러고 나면 50만, 500만 고객도 달성할 수 있겠지요. 주요 목표 고객은 중소업체들입니다. 세무 관련 인적, 물적 자원도 여의치 않아 부가세든 법인세든 세무 처리에 애를 많이 먹고 있는 모습들이더군요. 그러다 보니 실수도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OnlinePajak은 인도네시아 세무당국이 국가망에 접속을 허용한 웹기반 세무서비스 프로그램들 중 하나입니다. 세무서도 납세자들에게 온라인 프로그램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바로 정확한 세무 집행과 올해 940억 불 규모의 세수목표 달성을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Achilles Advanced System은 자선단체일까요? 아닙니다. 세무 관련 프로그램은 무료 배포하는 대신, 연관 업무 즉 회계, 인사 및 급여 관련 프로그램을 유료로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죽기 전에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세금이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연결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전략, 어떻게 보면 참신한 것도, 어떻게 보면 낚이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을 갖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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