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노트) 그리운 안쫄(Ancol)

인도양 거친 파도를 타고

열도가 그리워 멀리서 왔네
해변의 팔랑이는 야자 잎은
바람을 가르며 손짓하고

장승처럼 길다란 야자에게
두 손 모아 발원(發願) 하였네

남방의 보물섬은 어디 있을까?

풍선처럼 부풀던 나래짓
적도의 꿈을 꾸다
뜻 모를 설레임에 밤을 지새고

머나먼 북동쪽
두고 온 김치의 나라
외로움에 눈물짓던 나날들

입술 옥물며 끝내
오랑 인도네시아로 살으리라!

온몸에 엉기는 열대의 끈적한 열기
거리에서 마시던 맹맹한 야자물도
허름한 와룽의 깔깔한 커피도

추억 속의 아련한 수채화

지금도 팔랑이는 야자잎은
바람을 가르며 손짓하고

인광이 부서지는 안쫄 바다는
그리움에 출렁인다

*인광(燐光):강렬한 복사열로 인하여 안쫄바다에 밤이 되면 빛을 내는 현상

[시작 노트]

남방의 보물섬은 어디 있을까? 보물은 과연 무엇일까? 한 생을 인도네시아라는 이국에서 오롯이 산 초로의 시인은 “온몸에 엉기는 열대의 끈적한 열기/ 거리에서 마시던 맹맹한 야자물도/ 허름한 와룽의 깔깔한 커피”가 남방의 보물은 아닐까? 그리움과 보물의 사이에서 야자수를 장승처럼 앞에 두고서 기원하는 시인의 마음이 인쫄 바다 위로 출렁인다. 김주명(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