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겐베리아

적도의 태양
가벼운 꽃잎 하나 둘
붉게 타오르며
바람 따라 기도하는 꽃가지

하늘 낮게 드리우고
세상 말들 스쳐도
조용히 피어나
마른 새벽 두 손 모으는
이국 소녀
얇은 히잡 사이
네 폭 치마 두른 하얀 속 꽃
별도 나비도 새도
쉬이 닿지 못할 그 마음

네 안의 불꽃으로 피어 날리는
자유의 노래
부겐빌레아

 

시작 노트:

적도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꽃, 부겐빌레아. 종이꽃으로도 번역됩니다. 이 꽃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에는 두 장면이 겹쳐집니다. “바람 따라 기도하는 꽃가지”와 “마른 새벽 두 손 모으는/ 이국 소녀”, 이 둘을 관통하는 시인의 의지는 “자유의 노래”입니다. 송민후 시인이 2026년 심상 신인상으로 선정된 5편의 작품 중에서 골랐습니다. 꾸준한 시의 열정이 드디어 결실을 보려 하고 있습니다. 시를 대하는 마음이 “별도 나비도 새도/쉬이 닿지 못할 그 마음”일지라도 더욱 증진하시기 바랍니다.
글: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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