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루탄 5년반 동안 인도네시아에 64만발 수출… 세계 2위 수출국

인니 경찰, 축구장참사 책임론 확산에 현지 서장 해임·9명 정직... 칸주루한 축구장 사고당시 출구에 최루탄 가스가 가득 차 있다. 사진 동영상 화면

인니 축구장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뒤엉켜 넘어져 135명 사망
수출 이라크·인니·필리핀·말라위 순… “인권침해 국가에 수출 제한해야”

한국이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에 64만9천발을 수출해 이라크에 이어 2위 국가에 올랐다.

인도네시아 경찰이 최루탄을 남용한다는 인권 단체들의 지적이 이어져 왔다.

2022년 10월에는 프로축구 경기에서 홈팀 패배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었는데,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해 관중이 출구로 몰리면서 뒤엉켜 넘어져 13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기간 한국은 세계 25개국에 470만발이 넘는 최루탄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반 동안 한국이 수출한 최루탄은 473만여발이다.

최루탄 수출량은 2019년 86만6천발에서 2020년 42만1천발로 줄었다가 2021년 51만2천발, 2022년 63만8천발로 서서히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158만1천발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71만3천발을 수출했다.

이 기간 한국산 최루탄을 가장 많이 구매한 나라는 이라크였다. 이라크는 지난해 처음으로 73만2천발을 한국에서 수입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47만8천발을 추가로 사들였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64만9천발), 필리핀(62만5천발), 말라위(39만8천발) 등이 뒤를 이었다.

이라크에서는 지난해부터 잦은 정전에 항의하며 원활한 물·전기 공급을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라크군이 최루탄과 실탄 등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켜 여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최루탄

최루탄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 약이나 물질을 넣은 탄환으로, 주로 시위 진압에 쓰인다.

한국 정부는 1999년부터 질식 위험성 등을 이유로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 사용을 중단했다.

현행 총포화약법과 대외무역법은 최루탄을 각각 ‘화약류’와 ‘전략물자’로 분류하고 수출 전 시도경찰청과 방위사업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용 의원은 “수년간의 문제 제기와 지적에도 한국산 최루탄이 인권탄압에 사용되고 오히려 수출량이 폭증하는 현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인권침해가 우려되는 국가에 대해 최루탄 수출뿐만 아니라 경제행위 전반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대외무역법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부)